내 안의 목소리
시간은 덧없다
고대 힌두의 속담에 의할 것 같으면
시간은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괴물이다
덧없는 시간 속에서 삶은 흘러간다
짧은 생의 많은 부분을 일상적인 일들이 차지해 버리고
뚜렷이 비극적인 사건이 있거나
크게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때로 걷잡을 수 없는
삶의 허무함이 나를 엄습한다
짐승들은 밖의 것에서 두려움을 느끼지만
인간은 자기 안에 있는 것 때문에 두려워하는 것이다
과연 삶의 무엇이 우리를 지치게 하는가
그것은 삶이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고(苦)
저 고타마 싯달타가 알아차렸던 '두카'인가
허무함 또는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사람됨의 부조리
시간의 되돌릴 수 없음
함정은 도처에 있다
우리를 지쳐 쓰러지게 하는 것들
그것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삶의 길을 떠났던 한 여행자를 나는 알고 있다
그는 그것을 '내면의 길'이라고 불렀다
지도조차 없는 여행. 니르바나로의 여행
나는 강과 산을 건너 그를 따랐다
한동안 내 삶이 그렇게 흘러갔다
강을 만나면 강가를 걸었고
숲을 만나면 그 나무 아래서 잠들었다
병들면 아파했고
기차가 쉬는 낯선 곳에 무작정 내려서
먼 들판을 걷기도 했다
그렇게 십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나는 그 여행자가 곧 나 자신임을 알았다
내 안의 목소리였던 것이다
류시화 [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 中에서
참으로 좋아했던 작가
이 분의 글을 읽으면서
떠도는 방랑자와도 같던 맘에
신념을 키웠고
꿈과 이상을 키웠던 격
특히 시간을 모든 것을 삼켜 먹어치우는 괴물
그 괴물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서 최선을 다했고
결국 모든 근원지의 출발은 자신임을...
때로는 한 권의 책이
그리고 한 분의 작가가
큰 가르침을 주었지만
그것을 자신 몫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바로 스스로임을
인생의 사거리 길 목에 서있는 지금
어느 쪽으로 가고 싶은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그리고 하고 싶은데로 하라고...
자신이 행복해야
자신이 지키려는 모든 것도 행복하다고
세상의 중심은 바로 자신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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