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여행 )

문수사에서

하동댁 2014. 11. 14. 13:45

 

꼭 멋진 단풍을 보고자 하는 욕심만은
아니였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사색이 절실했다 이왕이면 아무도없는
호젓하고 고즈넉한 산사길을 걷고싶었다
걸으면서 나자신을 돌아보고 싶었다
이럴때 누군가 나와 동행이 있다면 난 집중 할 수가없다

사진기가 있기에 엄밀하게 말하면 홀로는 아니다

 

또한 말을 걸을수있는 사람이 없다고 꼭 외로운것만은아니다
퇴근하면서 코레일톡의 시간을 검색하고
시외버스 터미널 음성안내멘트도 듣고
난 고창의 문수사를 머리속으로 그렸다
" 맞어 작년이맘때 단풍이아름다웠지"
익산터미널 에서 고창가는 버스를 탔다
두시간이나 걸린다 가까운곳이지만 직행버스 시간을놓처

줄포 와 부안을 경유하는 버스를 타야했다 남들은 말한다
" 어떻게 자기 차도없이 여행을하니 난상상도못해 "
그들이 내게 물을때 나는 답한다
" 사람사는곳에는 길이있고 그길위로
차들이다니고 그차속에는 사람이 타고있다" 고.....


어디든지 마음이 있으면 갈수있다
조금더디고 힘들어도 ....
요새 차에는 네비가있어서 글자몇개만 입력하면

어디든지 처음가는곳도 싑게 찾아 갈 수있지만
자가용과 네비없어도 어느곳이든지 여행할수있다
물어보고 또물어보고
버스를기다리고....

우리인생에 네비가 없다는것은
얼마나다행인가
만약 내앞길에 네비가 준비되어있어
구불구불한길과 진흙더미의길을 피해서
탄탄대로 편안한길로만 간다면
삶이 무미건조할것이다
인생의 길을 미리 알수없기에 닥치면서
헤처나가는것이다
버스안에는 촌로몇분이 서로 정담을 나누고
계셨다 어느한분에게 물었다
"버스에서 내려서 문수사까지 몇분이나 걷나요?"
" 많이걸어요 삼사십분"
" 그렇게 많이걸어야해요 ?"
"........ "
하지만 그촌로의 말이 잘못된정보 였음을
확인하는데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않았다

 

버스에서 내려 숨 한번고르고 언덕배기 한번 오르니
문수사 일주문이 나왔다
" 으그 할머니 거짓말했어"
하다가 문득 그분의 걸음으로는 삼십분도
걸릴수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색의 나뭇잎들이 황금색으로바뀌었다
아직 절정의 단풍은 아니여도
괜찬다 조금부족하여도 괜찬다
천천히 느긋느긋 사부작 사부작 걸어도
십분이 채안걸리는 작은절에 두시간을
나만의시간으로 만들었다
입구에파는 커피한잔과 터미널에서산
밤식빵 한조각씩 떼내어 촉촉하게
커피를 적서 허기를달랜다
노모를 모시고온 일행이내게 사진좀
찍어달라고 부탁을했다
" 어저씨 다리를 조금부치세요
어머님 얼굴을 뒤로젖히세요
예 이제찍어요"
그분들이 사진을 확인하고
흡족해하시는 모습을 나무에 등을기대고 바라보았다
부러운시선으로....
산중에 겨울이 빨리왔다
사진찍는 손이시립다
머리속에 안고간 숙제를해결해야한다
육년믿었으니 끝까지 믿어보자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기 경치 너무좋다 이좋은경치를
보고 누군가 생각나면 그사람 사랑하는거래"
"....."
사람이 사람을 믿어야지
산을내려오는데 마지막남은 햇살이
내게 말한다
" 아주잘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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