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시집 「내가 사랑하는 사람」(열림원, 2011)
'감성충만 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찌로묵화를그리다 (0) | 2013.08.10 |
---|---|
세가지 선물 ㅡ 박노해 (0) | 2013.08.10 |
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 박노해 (0) | 2013.08.04 |
김승희 님의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0) | 2013.03.13 |
[스크랩] 가끔씩/ 나호열 (0) | 2013.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