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과 경계, 장르를 뛰어넘는 종횡무진 책 읽기!
“당신의 책장 속에 이미 넓은 세계가 펼쳐져 있다.”
김의기는 WCO, WTO 등 국제기구에서 20년 넘게 활약한 세계 최고의 국제통상 전문가이다. 그는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며 각국의 다양한 독서광들을 만났고, WTO 북클럽을 통해 자신처럼 책에 취한 이들을 만나 주기적으로 담론을 나누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는 전 세계 독서광들이 추천하는 서른 권의 명작을 선정하고, 이를 세계인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그 속에는 <레 미제라블>, <햄릿>,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일리아스> 등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그 해석은 색다르고 신선하다. “2800년 전 호메로스는 동서양의 차이를 어떻게 작품 안에 그려냈을까?”, “서머싯 몸은 왜 영국의 민주주의를 비판했을까?”, “<군주론>은 왜 악마의 책이 되었을까?” 등 저자가 던지는 질문은 식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고전 명작을 완전히 새로운 각도로 바라보게 만든다.
이러한 질문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국경과 경계, 장르를 뛰어넘는 책 읽기에 있다. 김의기는 국제정치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책 읽기를 통해 철학, 문학, 역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했다. 문학 작품을 읽을 때도 어느 한 장르에 치중하지 않고 영문학, 불문학, 독문학, 러시아 문학 등을 두루 섭렵하였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자신만의 독서 노트를 기록하였으며, 각국에서 온 WTO 북 클럽 멤버들과 함께 토론하며 생각의 폭을 넓혔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김의기는 “당신의 책장 속에 이미 드넓은 세계가 펼쳐져 있다”고 말한다. 그가 선정한 서른 권의 작품은 세월을 뛰어넘은 고전 명작들이다. 하지만 대문호들이 펼쳐낸 광대한 세계를 얼마만큼 받아들일지는 오직 독자의 몫이다.
<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 읽기>는 능동적인 독서를 통해 세계관을 확장하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작품을 읽는 법을 알려준다. 기존의 정형화된 해석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신선한 즐거움을, 아직 작품을 읽지 않은 독자에게는 훌륭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여기 소개된 작품들은 독자를 한층 넓은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 저자 소개: 김의기
“나는 어린 시절부터 못 말리는 독서광이었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김의기의 책 사랑은 어린 시절부터 유별났다. 책의 매력에 푹 빠진 후로는 학교 도서관이 그의 아지트가 되었으며, 입시를 앞두고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해 재수까지 했다. 하지만 대학에 가자 그의 독서력이 빛을 발하였다. 정형화된 공부가 아닌,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데 독서가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세계무대로 나간 지금, 책은 그의 가장 큰 무기가 되었다.
독서광 김의기는 세계가 인정하는 원산지 규정 전문가이자 관세 평가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WCO, WTO 등 국제기구에서 24년간 활약하면서 각국 최고의 통상전문가들을 상대하였고, 강의를 하기 위해 셀 수 없이 많은 나라를 돌아다녔다. 그는 국제기구 진출 1세대로서 과감히 세계무대에 자신을 던졌고, 현재는 WTO에서 전문직 직원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 등급인 10등급 선임 참사관(senior counsellor)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치열하게 살다보면 잠조차 제대로 못 잘 때가 많았다. 하지만 김의기는 한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집에서는 물론, 제네바의 WTO 사무실로 출근하는 기차 안에서, 강의를 위해 다른 나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휴가를 맞이하여 가족과 떠난 알프스 스키 여행에서도 그는 책을 읽었다.
그에게 책은 더없이 다정한 애인, 언제나 곁에 있는 친구, 필요할 때 힘이 되는 든든한 조력자였다. 즐겁게 책을 읽는 사이 그의 문장력은 나날이 발전하였고, 사고력은 확장되었으며, 세계인다운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김의기는 독서의 유용함을 열거하기보다 책 읽기는 즐거움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독서는 휴식이자, 즐거움이다. 그래서 그의 독서 노트는 유쾌하다.
- 출판사 서평
전 세계 독서광들은 무슨 책을 읽을까?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다. 독서광은 독서광을 알아본다. 김의기는 24년 간 국제기구에서 활동하면서 전 세계의 수많은 독서광을 만났다.
특히 WTO에는 책에 취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김의기는 그들과 북 클럽을 만들어 정기적인 모임을 가졌다. 포도주 한 잔을 마시며 작품과 저자, 등장인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저마다의 시선으로 작품을 해석하는 것이다. 모임의 멤버는 미국, 영국, 호주, 브라질, 아일랜드, 독일, 도미니카 공화국, 케냐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인재들이었다. 서로 다른 문명권에서 살았기에 작품에 대한 이해와 접근방식이 상당히 달랐다.
저자는 이처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인이 읽는 서른 권의 작품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종래의 정형화된 주례사 해석이 아닌, 경계를 넘어선 색다른 시선으로 작품을 분석하였다. 여기에 수록된 작품들은 자타가 공인하는 명작(名作)으로, 세월을 이겨낸 고전들이다.
시대를 뛰어넘은 작품, 세계인을 사로잡은 명작을 만나다
세계인을 사로잡은 서른 개의 작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목차를 펼치면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대문호들의 이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스탕달, 사르트르, 헤르만 헤세…….
김의기의 독서 노트는 이 유명한 명작들을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주인공의 이유 없는 살인으로 유명한 <이방인>을 읽으면서, “정말 뫼르소가 이유 없는 살인을 했을까?” 되묻고,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서는 도스토옙스키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했던 ‘의지에 따른 삶’을 살펴본다. <전쟁과 평화>에서는 차가운 땅 위 불같은 러시아인의 특질을 말하고, 유쾌하게 성애를 표현한 <데카메론>에서는 르네상스 시대를 오게 한 에너지를 발견한다.
독서광 김의기가 추천하는 단 한 권의 책은?
쟁쟁한 서른 권의 책 중에서도 최고를 꼽자면 어떤 작품을 택할 수 있을까? 저자는 단 하나의 작품을 독자에게 추천하자면 그것은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이라고 말한다. 그가 읽고 가장 큰 감동을 받은 작품은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이며, 인류가 수확한 문학의 최대 걸작은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라고 설명한다. 또한 정치학이나 철학 중 가장 중요한 책으로는 플라톤의 <국가론>을 꼽는다.
김의기를 이러한 작품들 속에서 시대와 저자, 사상을 읽어낸다. <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 읽기>는 아직 해당 작품을 읽지 않은 독자에게는 폭넓은 시야로 책 읽는 법을 알려주고, 이미 작품을 읽은 독자에게는 색다른 독서 평을 읽는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커피를 마시듯 책을 읽어라, 책에 취하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독서를 특별한 시간을 내어 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키우고 발전시키기 위한 자기 계발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는 게 하나의 의무가 되고, 알 수 없는 부담감마저 갖게 된다.
하지만 김의기가 만난 사람들은 달랐다. 그들에게 독서는 일상이었다. 한 잔의 커피를 마시듯 한 권의 책을 읽는 일, 어떠한 부담감도 갖지 않고 저자가 창조해낸 세계를 그대로 만끽하는 일. 이것이 바로 독서의 즐거움이라고 김의기는 말한다.
그는 한 발 나아가 자신만의 독서 노트에 기록하기를 권한다. 기존의 어떤 해석에도 휘둘리지 말고 자신만의 느낌과 생각들을 정리하는 것이다. 그 독서 노트는 결국 자신의 세계가 될 것이고, 이를 가진 자만이 더욱 넓은 세계와 조우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 읽기>는 독자들이 이 첫 발을 즐겁게 내딛을 수 있도록 훌륭한 가이드라인이 되어 줄 것이다.
- 목차
프롤로그
1부 사랑, 치열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러시아를 대표하는 여인을 만나다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
정열이 고갈된 시대, 청춘은 참혹하다 - 스탕달 <적과 흑>
당신은 나르치스인가, 골드문트인가? - 헤르만 헤세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살아야 한다 -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채털리 부인의 연인>
성애의 기쁨을 유쾌하게 표현하다 - 조반니 보카치오 <데카메론>
2부 격동의 시대는 대작을 낳는다
차가운 땅 위, 불같은 러시아를 만나다 -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그 종은 조종인가, 기쁜 소식을 알리는 종소리인가?
- 어니스트 헤밍웨이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향락의 시대, 재즈의 시대를 그리다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밤은 부드러워>
미국의 위태로운 낭만주의를 파헤치다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좌절을 겪을 때 이 책을 읽어라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3부 명불허전, 단 한 권의 책
세상에서 딱 한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면 -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인간의 의지에 따라 살아가는 법을 논하다 -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문학세계를 구축하다 -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서양 문명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 - 플라톤 <국가론>
내가 셰익스피어를 첫 번째로 꼽지 않는 이유 - 셰익스피어 <햄릿>
4부 작품을 음미하라
톨스토이의 천재성을 만끽하라 -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헤밍웨이, 절망을 말하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무기여 잘 있거라>
어디를 펼쳐도 시보다 아름다운 산문이 있다 -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잔인하기까지 한 플로베르의 리얼리즘 - 귀스타브 플로베르 <보바리 부인>
악과 선이 섞여 만물은 아름답다 -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5부 하늘이 처음 열리다
최고(最古)의 문학이자 최고(最高)의 문학 - 호메로스 <일리아스>
방랑은 인간의 숙명이다 -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인간은 운명을 벗어날 수 없는가? -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왕>
6부 생각하는 갈대가 되라
뫼르소는 정말 이유 없는 살인을 했을까? - 알베르 카뮈 <이방인>
자유로운 인간은 정말 행복한가? - 장 폴 사르트르 <파리떼>
행복한 청춘이란 환상에 불과하다 - 서머싯 몸 <인간의 굴레에서>
진정한 교육은 무엇인가? - 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아래서>
플라톤의 이원론에 결별을 고하다 - 장 폴 사르트르 <구역질>
<군주론>은 왜 악마의 책이 되었나? - 마키아벨리 <군주론>
천재, 인간과 삶에 대해 자유롭게 논하다 - 파스칼 <팡세>
에필로그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
WTO 북 클럽 추천도서 100권
소개된 도서 목록
- 본문 발췌
불륜과 살인, 이것이 라라의 모습이었다. 이 여인이 어떻게 지바고의 시를 통해 러시아를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모한 것일까?
21쪽
남성중심주의 문화가 지배하던 그 시절에 쥘리앵의 섬세한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것은 스탕달 문학이 거둔 보기 드문 업적이다. 남자의 여성스러운 매력을 표현한 것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세계 최고의 미녀 헬레네를 유약한 미남자 파리스가 차지한 것이 마지막이라고 생각된다. 호메로스 이래 어느 누구도 이 점을 착안하지 않았다. 제인 오스틴이나 에밀리 브론테와 같은 여성 작가조차 이 점을 활용하지 못했다.
45~46쪽
<데카메론>의 다섯 개 에피소드에 나타난 여자들은 모두 강하고 개방적이다. 이 시대는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를 중심으로 자본주의가 자리 잡아가던 시대였다. 때문에 인간의식에 대한 기독교의 지배력은 명백히 약해졌고, 부르주아 문화가 싹 트고 있었다. 여과되지 않은 인간의 욕망이 무거운 종교의 옷을 벗고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81쪽
조시마 장로수사는 <레 미제라블>의 미리엘 주교에 버금가는 성인이다. 문학이 창조하는 데 성공한 두 명의 성인이라고 할까? ‘성인이 아닌 작가가 어떻게 성인을 창조할 수 있을까?’ 나는 한때 이런 의문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 두 소설에 나타나는 성인의 말씀은 스스로 성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들이다. 아니면 ‘성인이 아닌 작가’라는 내 표현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작품의 무게가 너무 커서 거기에 영혼을 빼앗겨버린 성인, 그래서 성인 노릇을 포기해 버린 성인. 작가는 이미 성인이 아닐까?
174쪽
<돈키호테>는 신기한 책이다. 찰리 채플린의 영화처럼 킥킥거리고 웃게 만들지만, 한편으로는 고독이 진하게 배어 있다.
181쪽
<일리아스>에는 문학적인 표현이 만만치 않게 나온다. 새벽의 여신은 붉은 장밋빛 손가락을 가지고 빛을 뿌린다. 배가 항해하는 모습도 시각적으로 선명하게 묘사된다. 바람이 하얀 돛을 배부르게 했다는 표현은 코믹하기도 하다. 바람이 배를 임신시킨 것이다. 정말 재미있는 상상이 아닐 수 없다.
2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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