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소주 한잔 했다고 하는 말이 아닐세 .... 이외수

하동댁 2013. 2. 5. 22:50

 

 

 

 

소주 한잔 했다고 하는 말이 아닐세

                                                    

                                                              이외수

 

울지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 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 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참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 뿐이지

 

어느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 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거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행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게 좃도 없다고

술에 코박고 우는 친구야...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모임을 마치고 돌아서서 집으로 오는길

             나의  입에서는 이시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같은 희망 하나라도 품고 사는 것은 행복한  것이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것은 얼마나 불행할까  ?

 

난 행복하다.   이 절박한 현실속에서도  무언가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안고 간다는 것은 ......

 

그래서 사는 거야   그래도 사는거야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그래도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

 

언니들과 마신 한잔의 맥주와  그들과 함께 나눈 수다 속에

오늘도 하루가 이렇게 지나갔다.  

큰언니 생일 기념으로 케익을 먹고 비싼 잣죽도 한대접씩 먹고 

돌아오는길  내맘 처럼 비가 주룩 주룩 내린다. 

 남들 다 잘사는것 같고 나만 힘들고 외로운것 아니냐고

스스로에게 반문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그래도 희망의 불씨 하나 간직하고

살아야 하는 거라고  그래도 나는 행복하게 잘살고 있는거라고

나 스스로에게 항상  위로를 해주고 날 달래 줘가면서

난 오늘도 비틀거리며  도로가의  한복판을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