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물 웅덩이 같은데를 기웃 거리다가
한눈좀 팔고 싸움도 한판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것이다
너를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 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데서 그 추위를 이기고
다시 돌아온 사람아
[여수 오동도에서 2월 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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