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보와 리뷰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ㅡ 도종환

하동댁 2013. 1. 2. 15:40

 



출판사 : 한겨레

지은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뻠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내가 이책을 읽기 전에 나는 도종환 시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단지  접시꽃 당신 이라는  시를 읽으면서 젊은 나이에  상처를 했고

어린 두애들의 아빠이며  이 멋진 시  "담쟁이 " 의 작가라는 정도 밖에는 아는것이 없었다.

 

그런 그가 어느날 신문에서 읽었다

젊은 여교수와 재혼 이라는 글귀 를 보는 순간

내가  도종환 시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 찬물을 끼얹고

마치 나를 버리고 다른 여자랑 바람난 남자 처럼 그렇게 배신감마저 들었었다,

 

아니 어떻게 접시꽃 당신 이라는 그런 절절한 시를 쓴 사람이 겨우 5년 혼자살고  유능한 대학교수랑 결혼 한다고

아니 어떻게 ?   몹씨도 흥분하면서 .....

그런데  인간이 어쩜 그리도 내가 가지고 있는 잣대로만 사람을 평가할까 ?

도종환 시인이 어떤 상황이고 무엇때문에 재혼하지 않으면 안되었는지

생각도 안하고 난 무조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심한 배신감이 들었던 것은 부인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 한권을 다읽고 나서

난 비로소 내가 얼마나 편협하고 옹졸하고 이기적인 독자였는지

그에게 미안하고 죄송하고 ..... 

 

내가 얼마나 왜곡된 생각과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는지

이제야 그의 책 한권을 다 읽고나서야 비로소

그를 알수 있었다.

 

 

 

"뿌리로 벽을 뚫고 들어갈수는 없었지만 붙들고 있었던 거지요

붙들고 포기하지 않았던 거지요

그러면서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던 다른 이파리 들과 함께 협력하여

벽을 오르는 거계지요

마침내 절망적인 환경을 아름다운 풍경으로 바꾸어 놓은 거지요  "

 

 

그도 인간이고 두애들의 아빠이고 사랑할수 있는데

접시꽃 당신 아라는 시한편으로 인해 왜 나는

그가 재혼했다는 사실에 실망했을까 ?

 

그는  말한다 내문학의 포즈를 유지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어린자식에게 어머니를 각제 해주는 일도 더크고 중요한 일이라고

엄마 라는 말을 해본적 없는 아이에게 엄마

라고 부르며 달려올수 있게 하는 일도 내이름을 지키는 일보다 몇배 값진

일이라고 ....

가난과 외로움과 좌절과 절망과 방황과 소외와 고난과 눈물과 고통과 두려움으로부터

그의 문학은 시작되었고 그로인해 그는 시인이 되었다

그는 그많은 인생사들을 온몸으로 껴안는다

그아픔의 시간을 통해 우러난 문학을 그의 삶과 그의 시를 ....

 

글은 그의 인생이고 작가의 삶은 글속에서 모두 발가벗겨진다

모두앞에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밝히고 당당할수 있는자 !!

 

 

서정주 시인이 나를 키운건 팔할이 바람이었다고 노래했는데

그를 키운것은 팔할이 가난함과 외로움이였노라고  말한다.

 

 

외로움과 그지독한 외로움과의 투쟁

이것이 언젠가는 내글속에도 녹아들어 녹녹치 않았던 내삶들도

다 글의 소재가 되리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