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노래는 작게 불러야 크게 들립니다
상춧단 씻는 물이 맑아서 새들은 놀을 물고 둥지로 돌아오고
나생이 잎이 돋아 두엄 발이 향기롭습니다
지은 죄도 씻고 씻으면 아카시아 꽃어럼 희게 빛납니다
먹은 쌀과 쑷갓 잎도 제 하나 목숨일 때
열매를 먹고 뿌리를 자르는 일 죄 아니겠습니까
기차도 서지 않는 간이역 지나며
오늘도 죄 한 겹 벗어 창밖으로 던집니다
몸 하나가 땅이고 하늘인 사람든은
땀방울이 집이고 밥이지만 삶은 천장이 너무 높아
그들은 삶을 큰 소리로 말하지 않습니다
이제 기운 자리가 너무 커서 더 기울 수도 없는 삶을
인생이라 이름 부르며 온돌 위에 눕힙니다
급히 지난 마을과 능선들은
기억속에서는 불빛이고 잊혀지면 이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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