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
지은이 : 박 완 서
출판사 : 현대문학
늙어 보인다는 소리가 제일 듣기 싫고, 누가 나를 젊게 봐준 날은 온종일 기분이 좋은 평범한
늙은이지만 글에서만은 나잇 값을 떳떳하게 하고 싶다는 박완서 님의 책을 부끄럽지만 난 처음으로
마주했다.
" 더 지겨운 건 육십년이 지나도 여전히 아물 줄 모르고 도지는 내 안의 상처이다. 노구지만 그안의
상처는 아직도 청춘이다 "
"자신이 싫어하는 나를 누가 좋아해주겠는가, 나를 스처 간 시간 속에 치유의 효능도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 신이 나를 솎아 낼 때까지는 이승에서 사랑받고 싶고, 필요한
사람이고 싶고, 좋은 글도 쓰고 싶으니 계속해서 정신의 탄력만은 유지하고 싶다 . "
비록 몸은 뒷방 늙은이의 허리 구부정한 노인이 된다 할지라도, 나도 정신의 탄력만은 유지하고 싶다.
어제 저녁부터 오늘 하루 종일 난 이 책 한 권을 애무 하며 읽었다.
읽고 또 읽고 밑줄 친 부분을 다시 읽고 또 읽고를 몇번을 반복했는지 모른다.
내가 모르던 어휘나 문장도 어찌 그리도 많은지 ....
"표표하게, 신산함, 참척을, 송연해진다 "
이 한 권의 산문집을 다 읽고나서 난 자신감이 생겼다.
어떻게 책 한 권을 읽고 자신감을 가질수 있나고 말할지 모른다 .
그러나 이 책 을 보지 않았던 나의 생각과 이 책을 읽고난 나의 정신 세계는 너무도
다르다. 수필을 어떻게 써야 할것인지 박완서 님의 글을 통해서 최소한의
아우트 라인이라도 발견할수 있었다는 것은 내게 큰 성과였다.
난 책을 받으면 제일 먼저 맨 뒷장의 이책이 초판인가 초판의 몇번째 인쇄인가 하는것을 보는
속물 근성이 있다 . 많이 팔리면 무조건 좋은 책 일 것이라는 이상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였다 . 초판 6쇄라니 8월부터 10월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이책을 읽었구나
나도 이제 그중의 한 사람이 되는구나 ....
내 캐캐묵은 고정관념이 가소롭다.
박완서님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표현하면서도 " 내 소유가 아니어서 욕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자유와
평화, 그게 바로 차경의 묘미 아니겠는가 " 라고 말씀하셨다.
자연도 내것이 아니기에 빌려보는 경치라고 표현하셨다. 얼마나 겸소한 표현인가 ?
난 한번도 내가 바라본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서 누군가에게 빌려본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이렇게 책을 보면서 하나씩 배워간다 . 자연을 대하는 겸손함을 ...
아침에 눈을 뜨고 마당에 나가 나무들을 가꾸고 잔디를 손질하신다.
조그만한 틈만 있어도 흙은 푸른 생명력을 토해내고 만다고 하셨다 .
출퇴근길의 시멘트 보도 블럭 사이로도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풀은 뿌리를 내린다.
담장 사이 사이 척박한 곳에서도 풀들의 경이로운 생명력을 본다 .
소설을 쓰시면서 스스로 치유받고 위안을 얻으며 자부심을 느끼시면서도 그분은 가보지 못한
길 대학에서 학문을 하고 싶었던 것에 대한 미련은 노망인가, 집념인가 하고 묻는다.
자신을 스무 살에 성장을 멈춘 영혼이요, 80을 코앞에 둔 늙은이라고 하섰다.
스무살에 성장을 멈춘 푸른 영혼이, 80년 된 고옥에 들어앉아 조용히 붕괴의 날만 기다리는 형국이 된다.
다만 그 붕괴가 조용하고 완벽하기만을 바란다고 하셨다.
누구나 다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름다움과 미련은 있나보다.
나 또한 좀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내 안 의 욕망과 마주하면서 항상 지금의 내모습이 너무도 초라하다고
느낄때 난 내게 스스로 주문을 건다.
" 아직 늦지 않았어 지금부터 시작이야 "
"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절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 " 에 딱들어맞는 지형에 있는 누옥을
헐고 작고 아담한 전원주택을 짓고 그곳에 잔디로 마당을 들여놓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흙을 밟으며 손에
흙을 묻히는 육체노동속에 원초적인 평화와 행복감을 느끼시며 잔디를 가꾸시는 생활은 내가 가장 노년에
하고 싶은 생활과 너무도 닮아있다.
잔디를 예쁘게 기꾸고 울타리 주변을 일년초로 심고 한강이 보이대로 동쪽으로 큰창을 내고 노을을
바라보고 해가 불끈 솟아 오르면 수면이 금빛으로, 은빛으로 때로는 주황색으로 부서지고...
얼마나 아름다울까 상상만 해도 .....
"강물이 풀리나니
강물은 무엇하러 또 풀리는가
우리들의 무슨 서름 무슨 기쁨때문에
강물은 또 풀리는가 "
서정주님의 풀리는 강가에서를 읊조리며 강가를 바라보고.....
이런 삶을 나도 동경하고 있다.
운전을 못한다는 핑계로 혼자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것을 그림의 뗙으로 생각했는데
박완서님의 책을 읽으면서 다시 용솟음치는 내 노년의 모습에 한줄 획을 긋는다.
"나도 이렇게 살꺼야 "
글을 쓰면서 박완서님의 글을 많이 인용하였다 .
주옥같은 글들을 다시한번 되새김하면서 ....
좋은 책을 내가 읽을수 있도록 해준 굄돌에게 감사하고
또 한번 도전을 받는다.
"나도 이런 멋진 글 쓰고 싶다 "
꿈을 잃치않는한 언젠가는 80먹은 늙은이가 되어도 분명 그 꿈을 이룰수 있겠지
오늘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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