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의 절반은
멋모르고 살아왔고
나머지 절반은
부끄러워하며 살아갈 것이다
벌써 몇 번째인가
그곳에 다다르면 남는 건
늘 허망하게 돌아오는 일뿐이었다
노란 유채밭 너머 벌써부터
남빛으로 잔잔하게 일렁이는
앵강만, 이어 언덕길을 따라
등나무들이 연보라빛 꽃등을
밝힐 것이다
밝힌들, 늘 이렇게
그리움으로 몇 날의
몸살 끝에 달려가 만나는 건,
돌아오면서 주워야 할
내 사랑의 부끄러운 잔해들 뿐이었다
생애의 절반을
못모르고 사랑하며 다 보내고.
돌아보며 가슴 칠 줄 알면서
나는 또 오늘 미조리에 간다
- 오인태의 등뒤의 사랑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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