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보령 용주사 임도에서

하동댁 2016. 4. 29. 21:47

 

 

 

 

 

 

 

 

 

 

 

 

 

 

 

 

 

 

 

 

 

 

 

호젓한 산길을 걷고 싶을때

형용색색의 화령한 등산복이 나무보다  더많은

산이 몸살을 앓는  그런곳보다

나만 걷는곳 아무도 걷지 않는곳

내발소리에 나도 놀라고

새들도 놀라는곳

내가 걸으므로서 비로소 완전한 길이 되는곳

알려지지 않는 조용한곳

어쩌면 내맘처럼 더 움침한 그런길 ..

걸어도 걸어도 쉬어가라고 의자 하나

허락하지 않는길

걸으면서 산의 허리를 돌아 가면서

이길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길

 

 

 

 

 

 

 

 

 

 

 

 

 

쉬 마려우면 산길 가운데 한복판에서도

부끄럼없이 빤스를 내리면서

느긋하게 거름주고   내 영역표시를

황망하게 하지않고  천천히 일어서는길

개두룹이 새순을 내밀고

병꽃나무  꽃들이 나좀 봐달라고 온몸으로 아양을 떨고

머위꽃이 타원형으로 도형을 그리고

하늘 하늘 가는 허리로 이리저리 춤을 추는 노오란 애기똥풀

너무 하얀 야광나무

이제 새순이 나온 붉나무

땅에 눈높이를 맞추어야 보이는 개별꽃

꽃들과 눈인사를 나누며

올라가니 아담한 절집하나

 

 

 

 

 

안도현 시인은 완주의 어느 절집을

잘늙은 절집이라고 표현했던가

오늘 내앞에 나타난 절집은  대웅전 한곳에

석탑하나 일반집 거실 같은곳

유머와 장난기 가득한 스님같지 않은

스님한분이  " 여기까지 왔는데 차한잔 마시고 가세요 "

하면서 내민 녹차 한잔

조선일보 논설위원 이셨던 선우휘씨의 지인이

주고 갔다면 ㅓ자랑하시면서 내놓은 흰떡뻥튀기 한봉지

격식보다 따뜻한 사람 냄새 나는 스님과의 찰지고 쫀득쫀득한  대화들 ...

내베낭에 오렌지 하나 참외 하나늘 꾸억꾸억 넣어주시는 인정 한가득

스님을 홀로 남겨두고 발길을 돌린다

 

 

 

 

 

 

 

 

 

 

 

 

 

 

 

 

 

 

 

" 올라온 길 말고 이쪽의 임도로 가세요 "

 

내려가는 길로 선택한 길엔 이호준 여행작가님의 말대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길이다.

나역시 안도현 시인의 말대로 누군가 당신이 걸었던

그길을 어떻게  가야 하냐고 묻는다면 난 알려주고 싶지 않은길이다.

 

 

 

 

 

 

 

 

 

 

나만 홀로 알고 있다가

혼자라는 설움에  울고 싶을때

등따듯한 안김을 받고 싶을때

커다란 나무에 기대에 쉬고

산새소리 합창을 듣고

산허리 돌아가는  에스 라인 산길

어디쯤  내 엉덩이  만큼의 공간만

잠시 산이곳 주인장의 허락을 득한후 쉬어가리라

 

 

 

 

 

 

 

 

 

 

 

 

 

나이트 근무후 나와서 깜박조는 사이

내가 내려야할  웅천역을 지나쳐서

대천 까지 올라가 다시 내려오는 실수도

있었지만 그또한 평 생 잊지 못할 추억이리라

 

이호준 작가님 그대가 올린 사진 두장으로 인해

그길을  걸으면서   달아났던 내 영감이

다시 돌아오고 삭막한 내삶에

그윽한 영혼의 향기가 그리울때

찾아갈수 있는  장소를 만나게 해주어서

나를 치유하는 호젓한

산길을 걷는 즐거움을  안겨주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보답으로 어제 월급나왔으니

오늘 서점가서  작가님의 여행 서적

몇권 만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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