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혼자 먹는밥 ㅡ 오인태

하동댁 2015. 6. 11. 22:47

 

 

 

 

 

 

혼자 먹는밥 ㅡ 오인태

 

찬 밥 한덩어리도

뻘건 희망 한 조각씩 척척 걸쳐

뜨겁게 나눠먹던 때가 있었다

 

채 채워지기도 전에 짐짓 부른체

서로 먼저 숟가락을 양보하며

남의 입에 들어가는 밥에 내배가 불러지며

힘이 솟던 때가 있었다

 

밥을 같이 먹는다는 건 삶을 같이 한다는 것

이제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은

누구도 삶을 같이 하려 하지 않는다

 

나눌 희망도 서로 힘돋워 함께 할 삶도 없이

단지 배만 채우기 위해 혼자 밥 먹는 세상

밥 맛 없다 참, 살 맛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