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스크랩] 슬픔으로 가는 길/정호승

하동댁 2014. 1. 23. 16:45

    슬픔으로 가는 길 정호승 내 진실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낯선 새 한 마리 길 끝으로 사라지고 길가에 핀 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데 내 진실로 슬픔을 어루만지는 사람으로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슬픔으로 걸어가는 들길을 걸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하나 슬픔을 앞세우고 내 앞을 지나가고 어디선가 갈나무 지는 잎새 하나 내 진실로 슬픔으로 가는 길을 걷는 사람으로 끝없이 걸어가다 뒤돌아보면 인생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저녁놀에 파묻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 나는 다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출처 : 시가 있는 동네
글쓴이 : 평강고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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