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소금쟁이 날아오르다

하동댁 2013. 9. 18. 11:18

 

 

 

 

소금쟁이, 날아오르다

 

                                  최 정 희

 

 

그녀가 오늘 한쪽 유방을 들어냈어

무거워진 한쪽이 사면처럼 기울어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어

기울기를 가진다는 건 양팔저울 한쪽에 슬픔을

더하거나 덜어내는 것 

 

 

 

 

가끔 또는 자주 비가 내렸어 그녀의 눈 속에

살고 있는 소금쟁이는

 언제나 눈물의 표면을 단단히 움켜쥐었어

그렁그렁한 표면장력,

그 힘으로 소금쟁이는 침몰하지도 날아오르지도 못했어

 

 

 



오늘 그녀는 기울기를 가졌어 x축과 y축 사이

그리고 삶과 죽음 사이 걸음을 걸을 때마다

가슴에서 눈물이 호수처럼 출렁였어

그녀는 비로소 너무 오래 울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어

남은 한쪽의 젖꼭지가 짓무를 때까지 오늘 울기로 했어

 

 


소금쟁이가 떠났다는 걸 그제야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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