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를 끓이며
삼복 염천 열탕에
비쩍 마른 지체들이
훌렁 벗고 들어앉아 속끓이더니
마침내 스멀스멀 온몸을 푼다
바로 이땔까 싶게
정淨한 마음 기울여
녹차를 따르면 금세
청화잔에 두둥실 만월이 뜬다
먼 산이 우러나듯
비릿한 웃음이 고여
잔 가득 달무리가 번진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런 날은 부디
가슴속 빗장을 풀고 오라
그늘을 지우듯 루즈도 지우고
뜨겁고 진한 그리움이 아니면
목마른 눈빛 하나로 오라.
임영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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