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
쩔쩔 끓는 삼복염천
성남 변두리 척박한 땅에
뿌리를 박듯 좌판을 벌여놓고
아무튼 열심히 사는
내 고향 점례를 보았습니다
남이야 뭐라거나 말거나
전혀 개의치 않고
질펀한 맨땅에 퍼질러 앉아
호호호호 샛노란 웃음도 파는
억척스런 점례를 보았습니다
더러는 상스러운 이웃과 함께
객쩍은 농담도 좀 주고받으며
아등바등 온몸으로 기어가
아픈 삶을 움켜쥐는 덩굴손
내 고향 점례를 보았습니다
헤어진지 스물여섯 해 만에.
임영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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