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오서산에서 ...

하동댁 2012. 1. 16. 07:24

금요일 저녁부터 2박 3일로 진주 남강 우리땅 걷기 회원들과 기행이 예정되어 있었다.

물론 온라인 활동을 통해서 조금 안사람들과의 첫 만남인데 금요일 일하는 종일 걱정이 되었다.

12만원을 내야 한다는 것도 내겐 큰돈이였고  이틀밤을 회원들과 한곳에서 잠을 자야 한다는 사실도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결국 그 기행을 포기했다.

항상 홀로 당일치기 여행을 한 나로서는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해야했다.

사람들 많은 곳에 가면  쓸데없는 고민과 걱정을 사서 한다.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얼굴을 보면서 정도 들면 그리 힘든 일도 아닌데 난 항상 시작 하는데 굼뜬다.

토요일  직장 동료 딸의 결혼식에 참석을 했다.  미리 부주만 하고 결혼식장엔 가지 않을려고 했는데

진주 남강 기행을 포기하는 바람에 결혼식장에서 동료들과 가볍게 맥주 한잔을 마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 꽃으로 점심 시간을 보냈다.

결혼식장 !!!  난 결혼식장에만 가면 그냥 눈물이 난다.

내가 제대로 못산 것에 대한 후회의 눈물인지 .... 아님 새로 시작하는  저 커플들이 부러워서 인지 .....

언제 우리애들은 면사포를 쓸까?  아직도 우리애들은 갈길이 멀다.  이제 겨우 돈을 벌기 시작해서 언제 시집갈

밑천을 마련할지 ....

결혼식장으로 가는 도중에 내가 미리 점찍어둔 우리 예비사돈의 장남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체격도 맘에 들고 성격도 서글서글하다.

" 오늘 우리 예비사위가 될지도 모르는 이 언니 아드님 얼굴좀 봐야겠어요 "

하면서 운전하는 아들의 모습을 유심히 보았다.

" 우리 딸 나보다 한결 예뻐요  키도 크고 ...  "

" 어머님도 이쁘십니다 "

언니 아들 실물로 보니 더 호감이 간다.   우리 딸과 언제 선한번 봐야지 ....

나만 아무리 좋아하면 뭣하겠는가 ?   우리 큰애가 맘에 들어야지 ....

 

 

 

 

 

일요일 오전에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 언니 고서방이 오서산 가자고 하네요  같이 가요 언니 "

그러지않아도 머리가 아팠었다.  이틀동안  시간을 축내고 있다는 생각에 ....

제부와 동생 그리고 조카 네명이서 우린 신나는 산행을 생각했다.

충남보령에 있는 오서산 이라고 해서 핸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그리 높지 않은 산이였고 가을에는

억새가 장관이 곳이라고 한다.   내심 속으로  높지 않은 곳이니 올라갈만할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막상 산에 오르니 눈쌓인 곳과 얼은곳으로 인하여 미끄럽고  또한 내 저질 체력은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마침 혹시나 몰라 아이젠을 준비해가서 그나마 정상까지 올라갈수 있었다.

 

 

 

 

 

 

 난 항상 올라가는것보다 내려오는 길이 더 무섭다.

웬지 발을 잘못 디디면 낭떠러지로 떨어질것 같고 미끄러운 빙판은 왜 그렇게 무서운지 ....

덜덜 떨면서 내려왔다.   내려가야지만 맛있는 새조개를 먹을수 있다는 일념 하나로 ....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운동 많이 해야겠다.

그 낮은 산도 제대로  못타니 ...

많은 눈이 쌓인 멋진 모습의 산은 아니지만  그래도 눈이 쌓인 산 구경은 처음이다.

정상에서 인증삿도 하나 찍고 ...

내려오는데 내다리가 아니다.   마치 나무토막위에 나의 상체가 올려진것 처럼 다리에 하나도 힘이없다.

내가 좋아하는 쿨의 운명의  첫 가사 처럼  "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네 "  와 똑같이

그렇게  남의 다리로 걷는 것 같다.

똑바로 서있을수가 없을 정도로 힘이 들었다.    새삼 느낀다.  운동의 필요성을 ....

 

 

 

 

 

 

대천에 와서 맛있는 새조개랑 회를 먹었다.   점심값도 제부가 내고 ...  난항상 염치 없이 얻어만 먹는다.

대천 앞바다의 멋진 풍광을 보면서 도란도란 식구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고 ...

자고 일어나니 온몸 구석 구석 안아픈곳이 없다.

허벅지, 양쪽 어깨 , 장딴지 ....  애구 오늘 일할것이 걱정이다.

그래도  눈덮힌 설산  아직도 내 필림속에 예쁘게 저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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