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천년고도 교토에 이르는 곳마다 고대 한국인의 발자취가 없는 곳이 없다. 청수사(기요미즈데라)는 백제계 후손인 다무라장군이 지은 것이고, 광륭사(고류지)의 미륵보살반가상을 만든 이는 신라계 하타(秦)씨이다. 고대 한반도인들은 서부 교토를 개척하고 제방을 쌓았고 막대한 부로 흔들었으며, 한반도 유적의 보물창고이다. 이러한 유적은 교토와 나라, 오사카에도 많지만 도쿄 일대도 즐비하다. 백제인의 향기와 번득이는 신라인의 지혜, 자랑스러운 중원의 왕자 고구려의 발자취을 느끼기 위해 이 책을 펴내기로 하고 저자들이 발로 쓴 책이다.
| 저자 소개 |
저자소개
지은이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이윤옥 소장은 일본 속의 한국문화를 찾아 왜곡된 역사를 밝히는 작업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서로 제대로 된 모습을 보고 이를 토대로 미래의 발전적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밑거름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말 속에 숨어 있는 일본말 찌꺼기를 다룬 『사쿠라 훈민정음』, 친일문학인의 풍자시집 『사쿠라 불나방』, 여성독립운동가 20명의 삶을 조명한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를 펴냈다. 한국외대 연수평가원 교수와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과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민족자존심 고취에 앞장서고 있다.
지은이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김영조 소장은 날마다 쓰는 인터넷 한국문화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를 8년째 하루도 쉬지 않고 써서 수많은 독자에게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한편 일본 속의 한국문화에도 관심을 가져 오사카․교토․나라․도쿄 등에 산재한 우리 문화유적지를 발로 찾아다니며 소개하는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 2010년 경술국치 100년 한일평화를 여는 역사기행답사단과 함께 기타큐슈의 치쿠호 탄광을 시작으로 도쿄의 조선인불법합사현장인 야스쿠니신사까지 장장 1,200여 킬로의 기록을 생생히 남기는 등 한일 간의 근현대사 문제도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글쓰기를 하고 있다. 우리 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맛깔스러운 우리 문화 속풀이 31가지』, 한국문화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를 365일에 맞춰 엮은 책 『하루하루가 잔치로세』가 있다.
| 목차 |
머리말 | 4
-교토편
1. 간무왕을 낳은 백제여인 고야신립과 히라노신사 /12
2. 서부 교토의 개척자 한국계 하타 씨족과 마츠오대사 /41
3. 신라에서 건너간 천일창의 후손 /56
-학문의 신인 스가와라노미치자네와 기타노텐망궁
4. 교토의 자존심인 청수사(기요미즈데라)는 백제인이 세운 절 /66
5. 전국 최고의 후시미이나리대사와 한반도 /76
6. 신라 우두천왕을 모시는 교토의 기온마츠리 /89
7. 국보 1호인 광륜사 미륵보살반가상의 우울한 미소와 정체 /114
8. 임진·정유재란시 풍신수길의 만행과 교토 코무덤 /129
9. 일제강점기 유학청년 윤동주와 정지용을 동지사대학에서 만나다 /156
-도쿄편
1. 온천 휴양지에서 만난 하코네신사의 고구려 혼 /172
2. 가나가와현 고려산 아래 오이소 마을의 다카쿠신사 /192
3. 자손 대대로 지켜온 사이타마의 고려신사 /208
4. 제철기술로 경제권을 쥐었던 사무가와신사는 고구려 조상의 사당 /237
5. 금동불상을 건져 올린 백제계 어부형제의 전설이 서린 센소지 /251
6. 고구려 총각 복만이의 전설이 깃든 도쿄의 심대사 /261
7. 『고려대장경』이 모셔져 있는 도심 속의 절 증상사 /289
8. 일본 왕이 이봉창, 김지섭 의사에 혼쭐나다 /292
-도쿄 사쿠라다몽과 니주바시에서 두 의사의 눈으로 황거 흘겨보기
9. 왕인박사 기념비, 도쿄 우에노공원에서 내선일체 음모에 쓰였다 /302
10. 2․8독립선언의 현장 도쿄의 한국 YMCA를 찾아서 /311
11. 한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철저한 반성, 고려박물관 /319
|참고문헌| 330
| 출판사 리뷰 |
문헌과 현장감을 적절히 살린 일본 여행자들의 필독서
『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답사기』를 들고 떠나는 일본 여행
『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답사기』는 모두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천년고도 오사카·교토·나라에 있는 절과 신사를 다뤘으며, 제2부는 수도 도쿄를 중심으로 한 한반도와 관련된 유적지를 직접 답사하고 적은 기록이다. 답사기라고는 하지만 유적지를 찾아가서 느낀 점을 써 내려간 그런 흔한 그런 답사기는 아니다. 그것은 이 책이 일반 답사기와 확연히 다른 점이다.
교토편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인의 코를 베어다 묻은 잔인한 현장인 ‘코무덤’에 대한 것이 눈에 띈다. 책은 코무덤을 만들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상세한 과정을 파헤쳤으며, 고대 한반도가 만든 일본 국보 1호 광륭사 목조미륵반가상의 얼굴이 명치시대에 대대적으로 뜯어 고쳐진 것에 대한 전모를 자세히 밝힌 것은 국내 최초의 작업이라고 지은이는 밝히고 있다.
또한 일본 50대 간무왕의 어머니인 백제여인 고야신립과 아버지 고닌왕과의 러브스토리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서부 교토의 오오에 마을에 잠들어 있는 고야신립의 무덤을 찾아가다 겪은 이야기는 답사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나고 훈훈한 감정으로 다가와 독자라면 누구나 선뜻 찾아가고 싶어지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교토의 자존심 청수사(기요미즈데라)를 비롯하여 전국에 8만 개나 존재하는 신사 가운데서 절반을 차지하는 후시미이나리대사가 한반도인이 세운 것이라는 놀라운 사실도 독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또한 일본 최고의 마츠리라 불리는 기온마츠리와 한반도 관련을 밝히고 마츠리 때 쓰이는 32개의 가마에 대한 상세한 유래와 사진은 국내 최초의 시도이다. 이밖에도 학문의 신을 모시는 텐만궁신사와 한반도 관계 이야기가 있다. 그밖에 저항시인 윤동주와 정지용이 수학하던 동지사대학 교정과 가모가와 강변을 거닐며 고국의 향수에 빠졌던 두 청년 시인의 이야기도 눈여겨 볼만하다.
제2부인 도쿄편에서는 고구려인들의 집단 거주지였던 사이타마현의 고마신사를 시작으로 오이소 마을의 고구려산과 신사이야기, 유명한 온천휴양지 하코네 지방을 개척한 고구려인들의 대 활약상을 자세히 밝힌 점도 귀가 번쩍 뜨이는 내용이다.
또한 관동 지방의 대표적 절인 센소지의 어부형제 전설과 한반도 관련 이야기며, 심대사의 고구려 청년 복만이 이야기, 철기문화를 주무르면서 관동의 강력한 호족으로 자리 잡았던 사무가와신사와 고구려인들의 활약상은 그 어느 책에서도 알려주지 않았던 고대 한일 간 교류 이야기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그뿐만 아니라 교토 한복판 증상사에 가 있는 고려대장경의 사연과 우에노공원에 일본인들이 왕인박사 기념비를 세운 진짜 이유를 비롯하여 2‧8독립운동의 발상지인
일본 YMCA 터에 대한 생생한 현장 소리도 귀담아 볼만하다. 또 황거(皇居) 앞에서 폭탄을 투척하여 일본인들을 놀라게 한 이봉창ㆍ김지섭 의사의 울분에 찬 현장도 생생히 기록되어 있다.
답사기에 자칫 역사적인 사실을 많이 집어넣다 보면 딱딱하고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장황한 문헌을 일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씀으로써 기존의 지나친 문헌소개에서 오는 딱딱함을 극복한 점이 돋보인다. 따라서 이 책은 재미와 그 재미의 근거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책으로 평가된다.
지은이들이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앞으로 일본 여행을 떠나실 분, 그리고 다녀왔지만 그곳이 어떤 곳이었는지를 뒤돌아보고 새로운 여행을 꿈꾸는 분” 들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은 보기 드문 역작이다.
| 본문 중에서 |
백제여인 고야신립은 50대 간무왕(桓武天皇 간무)의 생모이자 49대 고닌천황(光仁天皇 고닌)의 왕비이다. 멸망한 왕국 백제의 왕손이었던 고야신립은 조정의 반대로 정실부인에 오르지 못한 채 간무왕을 낳고서 오랜 세월동안 음지에서 살아야 했다.
그러다가 62세로 왕위에 오른 남편 덕에 일약 왕비가 된 여인이다. 아니 어쩌면 고야신립이 남편을 왕위에 올렸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녀의 아들인 간무는 아버지 곧 고야신립의 남편 뒤를 이어 50대 왕위를 물려받았고, 이후 두 손자가 역시 왕위를 물려받았다. 남편, 아들, 손자에 이르는 왕위는 곧 고야신립이 참고 견뎌낸 고통의 세월에 대한 보상이요, 멸망한 백제의 화려한 부활이었다. -29쪽
헤이안시대 이곳에는 52대 사가왕(嵯峨天皇) 등이 직접행차 행사한 적이 있으며, 64대 원융왕(円融天皇 970) 때부터 지주마츠리(地主祭り)를 해오고 있는 유서가 깊은 신사이다. 다무라마로장군이 세운 청수사와 청수사를 보호해주는 터주신을 모시는 사당 지주신사. 이 두 곳은 지금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교토관광의 중심에 있는 절과 신사이다. 이곳을 일군 이들이 한국계 우리 조상이라니! 놀라운 사실이다. -71쪽
후시미이나리대사를 세운 이들은 한반도 출신의 ‘하타(秦) 씨’라는 것은 앞서 밝혔다. 그렇다면 현재 이 신사에서 모시는 신의 이름은 무엇일까? ‘농사의 신’이면 농사의 신으로 여기면 그만이지만, 일본의 신사에서는 자신들의 신사에 모시는 신에게 이름을 전부 붙이고 있다. 후시미이나리대사에 모시는 신의 공식명칭은 우카노미타마노신(宇迦之御魂神)으로 이 신은 『고사기(古事記)』에 나오는 신라의 신 스사노미코토(素戔男尊)계에 등장하는 신이다. “고대 일본을 일군 사람들은 한반도의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인의 공헌이 크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史實)이지만, 상고(上古)로 올라가 신화시대로 거슬러 가도 그 짜임새는 여전히 한반도계의 신들 이야기다. 이런 것을 다 뺀다면 ‘일본’이란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83쪽
투박하지만 순박한 모습의 미륵상은 곧 한국의 국보 제83호 모습이 진정한 한국인의 얼굴이다. 일본의 국보 1호인 미륵상은 얄삽한 일본인의 얼굴로 뜯어서 고쳐놓은 인공이 가미된 얼굴로 변해버렸다. 문화유산은 어떠한 경우든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하며 손상시에는 가능한 한 원형복구가 이뤄져야 함은 상식이다. “만일 그렇게 해놓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러한 불찰에 대한 기록은 반드시 해두어야 한다. 광륭사의 미륵상을 보러갈 때에는 이러한 사정을 이해하고 가는 것이 좋다. 아! 가엾은 미륵님이시여! -128쪽
지금 교토의 풍신수길 사당 앞에 만들어진 코무덤 봉분 위에는 무지막지한 돌비석이 눌려져 있다. 그 속에서 조선인의 외로운 영혼들이 괴로워하고 있다. 분명히 귀가 아닌 코를 잘리고도 귀로 둔갑하여 한 번 더 억울한 원혼이 된 것이다. 이런 상태로 흙 일부를 모셔와 안치하고 비를 세운들, 그리고 무덤 앞에서 살풀이춤을 춘들 통한의 원혼이 모두 용서하고 편안히 잠들을 수 있을 것인가? -153쪽
1,300여 년 전! 고구려인들은 이 골짜기까지 들어왔다. 그리고 피와 땀을 쏟아내어 하코네를 개발했다. 그 첫 삽질을 한곳이 어디일까? 로프웨이가 움직인다. 정차장을 벗어난 차는 외줄을 타고 천 길 낭떠러지를 유유히 건너간다. 오른쪽 건너편엔 흰 눈을 뒤집어쓴 겨울의 후지산이 눈앞에 펼쳐지고, 그 밑으로 아시노호수의 물빛이 반짝인다. -176쪽
고구려인은 오이소(大磯)와 고자군(高座郡)을 중심으로 살아오다가 차츰 주변지역으로 퍼져나갔다. 그들의 주거지였던 곳으로 생각되는 유적이 지금까지 지명과 풍속으로 곳곳에 남아 있다. 하코네산은 옛날엔 대수도장(大修道場)이었고, 또 지금의 단자와산괴도 그 산 이름은 고대 한국어로 붙여진 것이다. 단자와란 “고대 한국어로 깊은 골짜기의 계류를 가리키는 것이고 하코네는 신선이 사는 성산의 의미를 지닌다.”라고 소개하면서 고마가다케(駒ヶ岳) 정상에는 지금의 하코네신사의 내전(內殿)인 고마가타(駒形)신사가 있고, 그것은 ‘한국계 신사’라고 말한다. 또 그는 일본에서 고마(高麗)는 고구려를 말하며 고마(駒 망아지), 고마게타(駒下駄 일본 나막신), 고마가다케(駒ヶ岳 산 이름), 고마이누(狛犬 신사나 절 앞에 사자 비슷한 한 쌍의 석상)등에 붙는 고마로 소리 나는 말들은 고마(高麗) 곧 고구려를 가리키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184쪽
서기 716년 무사시국 벌판에 고구려인의 집단으로 이주가 있었고, 이후 간무왕이 아들을 직접 태수로 파견한 것이 826년의 일이므로 100여 년간의 시차가 있다. 이 기간에 고구려왕 약광의 일족은 무사시노를 개척하고 싸움용 준마를 길러 후에 간무왕의 아들들이 태수로 부임할 무렵에는 훌륭한 준마들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201쪽
원삼대사당을 나와 뒷산 쪽으로 올라가보았다. 그곳에는 크고 작은 전각들이 있고, 전각 주변의 울타리에 사람들 이름이 쓰여 있다. 이 절에 시주한 사람들의 이름이다. “그런데 그 이름 가운데는 고려이세송(高麗伊勢松), 고려정(高麗精)과 같은 고마(高麗 고구려의 뜻)씨 가 눈에 띄어 우리는 혹시 한국계 도래인들이 아닌가.” 하며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때 운동복 차림의 나이가 꽤 들어 보이는 아저씨 한 분이 우리 앞을 지나가다가 한국말을 알아들었는지 우리에게 다가와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한다. 그러면서 울타리에 있는 고마(高麗 고구려의 뜻)씨 이름을 가리키며, “심대사의 주변에는 고대 고구려인들이 많이 살았었다.”고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묻지도 않았는데, 그는 자신을 가네코(金子)라고 소개하며 자신의 조상도 고구려 후예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가네코 씨는 “심대사 근처에 살면서 점심을 먹은 뒤 한 번씩 절 경내를 산책하러 온다.”면서 “어디에 고구려 지명이 많습니까?”라고 묻는 우리에게 “미다카시(三鷹市) 시청 뒤쪽에 가면 많다.”고 목에 힘을 주며 알려준다. -270쪽
일본이 대장경을 만들 능력이 있었다면, 구태여 1388년 고려 말 우왕 때부터 조선 효종 때까지 83여 회에 걸친 “대장경 구걸” 역사는 없었을 것이다. 한편, 유교이념을 근본이념으로 삼은 조선이 아니고 불교의 전통을 이었다면 오늘날과 같이 『고려대장경』이 증상사의 창고에서 좀을 먹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대를 잘못 만난 탓이라고 해야 할까? 국가의 운명도 변화를 겪듯 한민족의 문화유산인 『고려대장경』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증상사의 대장경 보관소인 경장에 쌓인 먼지가 깨끗이 털려나가는 날, 제자리를 떠난 대장경도 햇빛을 보게 되리라! -290쪽
“우에노공원의 왕인박사 비가 내선일체 도구로 세워졌다.”고 서슴없이 말하기란 극우화되어 가는 일본 사회에서 몰매 맞을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주장은 용기 있는 일이지만, 아쉬운 것은 왕인박사를 ‘전설적인 인물’로 묘사하는 부분이다. 이른바 친한(親韓) 인사들의 한계를 여기서도 보게 되어 다소 씁쓸한데, 다만 이들의 활동은 일본의 양심임이 분명하다. -3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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