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마음 - 곽재구

하동댁 2021. 1. 11. 15:03

아침 저녁 방을 닦습니다

강바람이 쌓인 구것구것이며

흙 냄새가 솔솔 풍기는 벽도 닦습니다

그러나 매일 가장 열심히 닦는 곳은

꼭 한군데 입니다

작은 창 틈 사이로 아침 햇살이 떨어지는 그 곳

그곳에서 나는 움켜진 걸래 위에

내 가장 순걸한 언어의 숨결들을  쏟아 붓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찾아와 앉을 그 자리

언제나 비어 있지만

언제나 꽉 차있는 빛나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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