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진안 갈거계곡에서

하동댁 2019. 8. 1. 19:25



모든 인생은 가장 아름다운

한편의 동화다  라고  안데르센 은 말했다

나는 오늘도 한편의 동화를 만들었다 

나의 하루는 나만이 쓸수있는

한편의 동화임에 틀림없다

오늘은 어떤 내용의 동화를 쓸것인가 ?

매일 매일  고민한다



준비도 없이 그냥 마구잡이로 떠난 일정

계곡에 가서 삼겹살이나 구워먹고 오자는 말에

모두들 그래요 하고 시작한 번개팅

그런데 가장 중요한 불판과 후라이팬이 준비가

안되었다  오호  통제라 ~~~~

하지만 우리에겐 언제나 희연샘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엇이든지 말만 하면 뚝딱 해결이되는 해결사

그녀가  야영장의 이곳저곳 텐트를 돌고 나더니 불판과 후라이팬 두개를

들고  짠하고 나타났다

진안의 운장산 자연휴양림 야영장은 취사가 가능한 곳 이라

불판에 삼겹살 지글지글 구워먹고

깨끗한 갈거계곡 물속에 발도 담그고 ....

하루를 보냈다










물속에 발담그고 마시는  믹스커피 한잔의 맛






물속에  신발에도 사랑스러움이



으메 여기에도 삼겹살이 있네





하늘이 유난히 파랗고 이쁘다

자꾸 처다보게 만드는  하늘 

가을 하늘 같다





오는  길에 들른 천황사

전나무가 유명한 곳이다



요나무가  유명한 전나무인줄 알았더니

아니다  그냥 보호수다

전나무는  맞은편 다리를 건너 금암으로 올라가야

만날수 있다  다음에 다시 와야하는 이유가 생겼다






아담하고 소박하고

화려하지 않고  꾸미지 않은

편안함이 있는 사찰이다



범부채 앞에서  자경샘



꽃이 나를 바라봅니다
나도 꽃을 바라봅니다

꽃이 나를 보고 웃음을 띄웁니다

나도 꽃을 보고 웃음을 띄웁니다


아침부터 햇살이 눈부십니다

꽃은 아마

내가 꽃인 줄 아나봅니다  

정호승 - 꽃과 나




그릴 수 없는 당신등을지고 꿇은 일생

전생에 덧난 없이 낮별처럼 숨을 죽여

열어도 잡지 못하는 우린 영영 배은 일까

남남인양 가고 오는 저 모진 무위지만

나보기엔 학의 목에 꽃가마로 앉힌 상사

아마도 하늘과 바다 수평선서 만날것 같은

성긴 뜰에 까만 휘장 견우 직녀 자리펴면

제어미 한줌 흙에 서러움을 탈것  같아

아득한 내 어머닐 모셔 이 밤 함께 샐까보다


김몽선 - 상사화


올해 처음으로  만난  상사화를

다정모드로  눈맞춤하고 ....












그대들 어디를 바라보시는가

내가 바로 옆에 있는데 ...



나는 언제나 삶이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었다

구비 작은  골목의 끝에는

낯익은 문패와 늘 듣던 수도물 소리와

백열등 켜져 있는 뜨락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시금치 밥상과 오이 써는 도마소리가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서리 내린 아침에 초록이 대지 위에 사라지는것은

풀뿌리가 불빛이 되어 겨울을 에우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지워진 쓴 냉이 잎새는 죽음 속으로 묻혀 간 것이 아니라

새봄을 예비하는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오늘도 저렇게 노도처럼 터지는 젊음의 함성과

포플러 나무를 시들게 한 최루가스의 눈물을 보며

나는 슬프게도 삶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에 자신이 없어진다




겨울이 가면 봄이 살구물를 꽃 피게 하리라는

믿음에도 자신이 없어진다

저 투명한 햇살이 슬퍼지는 이유를

이제는 조금씩 깨닫는다


이기철 -햇살이 왜 슬퍼지는가를 






우리는 잠시 세상에 머물다 가는 사람들

네고 보고 있는 것은 나의 흰구름

내가 보고 있는것은  너의 흰구름


나태주 - 떠나야 할 때를 안다는 것은  중에서



많이 꼬이고 꼬여 설레이면서 몸을 바꾸고

바뀐 몸 누여두고 푸른 바람으로 내릴때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지금 헤매는 거리의 지워진 발자국일까


집으로  오는길에 만난 파란하늘

주천 체육공원의 드넓은 초록의 융단과

드높은 파란 하늘 

아 ~~~ 세상은 넘 아름답다




참으로 불편한 잠을 너는 자고 싶었다

그잠에서 깨일 땐  깃털처럼 가볍게 떠오르고 싶었다

물결이었어 밀처낼수 없는 물결이였어

네 속삭임도 형체없는 네웃음도 저항이었어

물결이었어 밀쳐낼수 없는 물결이었어

이성복시인의  남해 금삼








라면을 먹기위해 부루스타가 필요했다

어디선가  누군가 에게 라도 빌려서라도 먹고싶었다

진안의 골짜기 골깊은곳에서 빈집을 만났다

그집평상에  몇개나 되는 부루스타를 만났으나

우리는  되돌아서야했다

빈집이기에 ......

라면만 끓여먹고 제자리로 돌려 놓으면 될것 같은데

절대로 안된다고 한다

무단 침입이 된다고 하면서 ...

하지만 라면은 정말 먹고 싶었다



왕언니가 말했다

저기 주인장이 계셔

그녀는 우리의 이쁜 자경샘이였다

그래서 웃었다  언니는 주인장인줄 알고

고개를  숙이고  ㅎㅎㅎ



사람의집에 사람의 그림자가드리워지는일이

목메이게 아름답다

적과 내가 엉기어 층계가 되고

창문을 마주 낼 수 없듯이

기운 찬 사람을 만나는 일이란

따뜻한 숲에 갇혀  황홀하게  밤을 지새는 일

먼 훗날, 기억한다

우리가 머문 곳은

사물이 박혀 지내던 자리가 아니라

한때 그들과 마주 잡았던 손자국 같은 것이라고


이병률의 좋은 사람들  중










오는길에 길가에서 파는 양파와 마늘을 샀다





어깨를 치는 것이 아픔과 슬픔의 교직이라해도

멀리서 뛰어온 햇빛 하나가

언제나 내 생애 처음 만난 은총이라 생각하며

발밑에  밟히는 풀 이름 흙 이름 부르며 간다


오늘 끝에 남은 시간이 문득 비단이 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오늘 뒤에 숨은 어제 오늘 앞에 서성이는 내일이

지상의 날들임을  물소리 바람소리 속에 무문자로 배운다


이기철 - 땅위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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