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근무 마치고 커피 한잔 마시고
부드러운 이불 속으로 들어가 한숨 늘어지게 자고 있는중
시끄러운 119 불자동차 소리에 잠을 깼다.
" 102동에 불이 났으니 차를 빼주세요 "
스피커에서 요란하게 울리는 관리인 아저씨 목소리 ...
어머나 불났나보다
현관문을 열고 내다보니
102동 앞 건물 7층 창문으로 시커먼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누가 혹시 다쳤을까 아님 사람이 없었을지도 몰라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슬금슬금 불구경 한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있는 나를 본다.
참 나도 ..... 이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것이
싸움 구경하고 불구경 이라고 하더니
내가 지금 불구경 한다고 개새끼를 안고
내려가고 있다.
불자동차가 6대나 오고 119 앰브란스도 오고
한것을 보니 사람이 안에 있다가 다쳐나보다.
웅성 웅성 시끌시끌 그속에 내가 있다.
난 마치 다른 일을 보러 나왔다가
우연히 들른 것처럼 하면서 많은 사람들 속에
슬며시 끼어 들어간다.
" 왜 불난거래요 "
" 몰라요 아들만 둘이 있는 집인데 아들이 자고 있었는데
불난것을 모르고 잠들었데요 아침에 신문 돌리고
피곤해서 잠들었나봐요 "
" 그런데 신문이나 폐지들이 작은방에 많아서
불을 끄는데 애먹었다고 하네요 "
" 아니 왜 집안에 폐지들이 많았데요 ? "
" 폐지들을 모아서 팔았다고 하네요 "
" 어머나 세상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였군아 "
새벽에 신문을 돌리고 폐지는 모아서 팔고 ...
더군다나 아버지와 두아들중 큰아들은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한다. 웬지 찡해진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한테 항상 운명의 신은 가혹하다고
할정도로 편애를 한다.
잘사는 사람은 더 잘먹고 잘살고
힘든 사람들은 무얼해도 안되서 더 힘들어지고 ...
다행이 옆집으로 크게 번지지는 않고
일찍 화재 경보기가 울려서 더큰 불로 번지지는
않았다고 하면서 구경나온 사람들이 불행중 그중 다행이라는
말들을 했다.
그래 그만하기 참 다행이다.
사랑이랑 같이 나와서 산책을 한번 시키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다시한번 가스불 중간밸브 부터 확인하고
전기선도 확인해본다.
오늘은 할일이 참많다
우선 사랑이 사상충약을 사야 하고
니콘 카메라 메모리칩도 하나 사야한다.
집앞 연못에도 가을이 오고있다.
연꽃이 시들어가고 있다
세분 어르신은 오늘도 어김없이
연못앞에서 도란 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시고
그중 한분은 지난번 사랑이 데리고 나왔을때
개새끼 똥도 치우지 않으면서 개를 키우는 사람들
못된 사람들이라고 열변을 토하시던 분이시다
나란 여자 정말 뒤끝 작렬이다.
그것을 기억하고 쓰는것을 보면 ...
목이 꺽어진 모습이 웬지
미래의 내모습 처럼 안스럽게 보인다.
이 연잎도 화려했던 시절이
있었다 윤기 파르르 하니
이슬방울들을 모아서 간직하면서
연잎의 지혜를 알려주던 그시절이 ...
사랑이 사상충 약을 사러 동물 병원에 들렀다
2개에 18,000 원이다.
두달 건너뛰었다고 하니
그럼 사상충병에 감염 되었는지
검사하신후에 약을 먹어야 한다고 한다.
검사비용을 38,000 원 이라고 한다.
애궁 너무 비싸서 그냥 검사안받고 약만 사먹이기로 했다.
" 만약 감염 되었으면 부작용이 있을수 있어요
심장정지가 올수 있어요 "
그말에 잠깐 고민했지만 그래도 검사는 받지 않았다.
지난번 처럼 눈에 이상이 있을수 있으니 받아보라고 한
수의사의 말대로 했더니 우리 사랑이 지극히 정상 이였던것처럼
이번에도 설마 사랑이는 사상충병에 걸리지는 않았을거라고
믿고 약만 사고 나왔다.
집으로 오는길 어느 멋쟁이 아주머니가 사랑이를 보고
너무 귀엽다고 하면서 당신도 집에 말티스를 기른다고 하신다.
" 이개도 안 무나봐요 "
" 예 우리 사랑이는 안물어요 "
" 우리 개도 안물어요 어찌나 이쁜지 .. "
" 오늘 사상충 약 사서 먹이고 오는길예요 "
" 우리개는 말일날 꼭 먹이는데 "
어머나 세상에 이렇게 개를 사랑해야 하는데
사상충약도 꼭 날짜를 정해놓고 먹이는건데
난 어쩜 개를 기를 자격이 없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말로만 사랑이 이쁘다고 하면서 정작 사랑이를 위하여
해야 할 중요한 일은 젖혀두고 나 하고픈 대로만 하고 사는것같다.
불쌍한 우리 사랑이 .....
오늘 조금 반성해본다.
사랑이 목줄을 가슴에 오게 하는 줄로 바꾸고
줄도 1미터 짜리에서 3미터 로 긴줄로 바꾸어 주었다.
세상에 나쁜개는 없다 라는 프로에서
개 산책 시킬때 그냥 목줄 보다는
가슴줄을 이용하고 줄도 짧은것 보다는 긴것이 낫다는
강형욱 개통령의 말을 명심해서 듣고
오늘 우리 사랑이를 위해 애견샾에서 구매했다.
두개 합쳐서 23000원 내겐 거금이다
오늘 사랑한테만 41.000 원 들었다.
애궁 큰애가 준 용돈 에서 과감하게 ...
엄마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준돈을
난 사랑이한테 아까운줄 모르고 썼다.
이런것 보면 아주 형편없는 애견인은 아닌것 같지만
그래도 아직 나는 사랑이 키우는데 부족한 점은 많은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나를 위해 8000원 투자 하여
니콘 카메라 메모리칩도 교환하고
카메라 성능 테스트를 해본다
생각같아서는 좋은 카메라 하나
장만하고 싶지만 이 카메라도 제대로 쓸줄 모르면서
무슨 장비병인지 ...
남들 대포같은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사진 찍는 모습이
쪼매 부러웠었나보다 .
나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으니까
무슨 사진작가도 아니고 그저 블로그 올릴
사진이나 찍는 주제에....
이정도도 감사해야지
니콘 카메라를 오랜만에 사용해보는데
나는 잘모르겠다 .
어느것이 좋은 것인지 ....
조금 선명한것 같기도 하고
2017년 10월 9일 사랑이와 산책을 한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