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하기 전날 서울 롯데 호텔에 다니는
작은애와 큰애가 어버이 날이라고 모두 모였다.
다음날 첫주 일요일 산행이 예정 되어있었는데
딸들이 모두 집에있다. 쿨하게 산에 간다는 말을 할수가 없다.
엄마는 밥도 안해주고 산에만
간다는 소리를 두딸들이 할것 같았다.
어버이 날이라고 봉투에 돈도 이십만원씩 준비 해서
내게 선물로 준 돈도 있고 난 돈 받은 값을 해야 하는데 ....
산으로 가고싶다. 어버이 날을 염두에 두지 않고 송운 산행 하는날만
내 메모 박스에 저장 되어 있었다.
약속은 소중한 것이고 예고도 없이 깰수도 없는 일이기에
난 출근 한다는 거짓말을 했고 출근하는 것처럼 하고 집을 나섰다
그리하여 점심도 준비를 못했고 안방에 있는 등산모도 가지고 나올수가 없었다.
애궁 그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산행이 예정되어 있으니
엄마는 산에 간다 하면서 왜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고
거짓말을 했는지 .... 아마도 40만원 이라는 거금 때문 이였나보다.
먹은놈이 물킨다는 말이 틀린말이 아니다 .
그돈만 안받았어도 난 오늘 그냥 편한 맘으로 산에 오를수 있었을 텐데 ...
그리하여 점심도 준비 못했고 등산모도 챙기지 못한채 산행에 동참했다.
인터넷으로 미리 검색을 해보니 불국산 이라고 부르고
양주시 우양동과 백석읍의 경계를 이룬다.
대동여지도에 양주의 진산이라고 나와 있다.
별로 높지 않은 산이라고 얕잡아 보면 안된다.
암릉과 경사진 능선이 많아 산행의 재미를 느낄수 있는 산이다
홀로 산행을 하고 싶었다.
단 한사람이라도 함께 하면 금상첨화 건만
항상 같이 다니던 동호 오라버니가 여러사람과
같이 가야 재미있다고 하시면서 슬그머니 나와의
산행에서 느긋해지셨다. 그리곤 홀로 산행을 했다.
물론 준비하지 못한 도시락도 문제 였지만
난 호젓하게 산과 데이트를 하고 싶었다.
산에 느낌을 산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싶었다.
난 육산도 좋치만 이런 암릉산도 나름 산행하는 맛이있다.
너럭 바위에 누워도 보고 높은곳에 올라 바라보는 경치는
또한 얼마나 장관인지 ...
오른자만이 누릴수 있는 특권이다.
쥐바위 옆의 아래 바위에 앉았다
아무도 없다. 오르는 사람도 내려 오는 사람도 없다.
홀로 이 산 전체를 모두 전세낸 기분이 든다.
커다란 바위에 누웠다.
그리곤 하늘을 바라본다
태양이 이글거리며 나에게 그 찬란한 빛들을 쏫아붓는다
온몸에서 세포들이 모두 일어선다.
뼈속깊이 햇살을 받은 세포들이 노곤노곤 해지면서
몸속의 세균들이 모두 달아나는 묘한 느낌을 받는다
한참을 태양의 애무를 받고 일어선다.
이 높은 바위에 나만 누울수 있다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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