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북극성
직진만이 길이 아니다
구비구비 휘돌지 않은 강물이 어찌
노래하는 여울에 이를 수 있는가
부를 수 있겠는가
나무의 상처가 뒤틀려서 한몸에
서로 다른 무늬를 만들듯
번뇌가 통점을 억누르며 영혼을 직조해나간다
꼭 그만큼씩 울음을 채워주던 강물이 말라갔다
젊은 날의 나침반이었던 내 마음의 북극성만이 아니다
간밤에 미처 들여놓지 못한 앞 강이
꽁꽁 얼기도 했다
강의 결빙이 햇살에 닿으며 안개 또는 김발로 명명되고
가물거리는 아지랑이를 만든다
아~ 아지랑이
어쩌면 치미는 슬픔 같은 먼 봄날의 아지랑이
이렇게나마 겨우 늙었다
강을 건너온 시간이 누군가의 언덕이 되기도 한다
두 귀가 순해질 차례다
박남준 시집 <중독자> 중에서...
출처 : 박남준 詩人의 악양편지
글쓴이 : 이현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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