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주왕산에서

하동댁 2014. 11. 9. 21:26

 

청송 주왕산  얼마나 가고싶던곳인지 ...

산행 카페에서 주왕산 일정을 보는 순간  난 다음달 스케줄에 연가 하나를 신청했다

무슨일이 있어도 갈꺼야   오프가 안된다면 연가를 내서라도 ...

주왕산 사진들을 미리 보면서  얼마나 그 산이 아름다운 산인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진 몇장으로 주왕산을 논한다는 것은  얼마나 허무맹랑한 일인지 난 이번 산행을 하면서 알았다 

 실제로 그산이  왜 그토록 가고싶었으며  또 그 많은 사람들이 왜 주왕산 주왕산 하는지

산에 올라 산을 보면서  그 웅장한 모습에  그 장엄한 모습에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다.

 

 

                                                                                       대전사

 

 

 

 

 

청송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교도소와  주산지 그리고 사과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가는길에  나무에 붉게 매달린 사과를 보면서 친구는 탄성을 지르곤 했다 

" 저사과 다 따고싶어 경희야 " 

우리나라 국립공원중에서 가장 면적이 작지만  기암괴석이 연이어져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고

특히 대전사에서 제 3 폭포에 이른는 계곡이  매우 아름다워 주왕산을 오르지 않다라도 트레킹을

하기에도 적합한 곳이였다

주왕산은 전설도 많은곳이다 당나라가 망하고 지역에서 수립된후 주의 왕이  전쟁에서 패배하고

이곳까지 흘러들어와 숨게 되었기에 " 주왕산 "  이라 이름 붙혀졌다고 한다

 

 

 

 

 

주왕굴 입구

 

주왕굴 올라가는 사다리

 

 

 

 

 

 

 

 

 

주왕산의 명소로는 신라 문무왕 때 창건한 고찰 대전사를 비롯하여  주왕의 딸 백련공주의 이름을

딴 백련암  청학과 백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는 학소대  앞으로 넘어질듯 솟아오른 급수대  주왕과

마장군이 격전을 치렀다는 기암 주왕의 아들과 딸이 달구경을 했다는 망월대  동해가 바라다보이는

왕거암 주왕이 숨어 살다가 죽었다는 주왕굴등이 있다   그밖에도 자하성  주왕이 무기를 감추었다고

하는 무장굴과 연화굴의 명소가 있다

하산하는 시간을 잘못알아서  3시반까지 내려오느라고  이곳 저곳  다 둘러보지 못한것이 못내 아쉬었다.

 

 

 

 

 

 

나는 산에 오르는 것보다 산에 있는것을 좋아한다   즉 등산하는 것이 아니라 입산하는 것이다

등산은 땀 흘리고 운동하는 산길이라면  입산은 궁지에 몰렸을때  해답을 모색하고  구원을 강구하는

길이다    입산은 인생에 있어서 좌절과 실패  그리고 곤궁한 처지에서 해답을 모색하고  그 답을

산에서  듣는것이다    세상 살면서  살만하거나 잘나갈때에는 무거운 배낭에 현세에 찌들은 공해를

가득지고  힘든 산을 오르며  땀으로 모든것을 씻어내면서  즐거움을 삼고  나처럼 낙망하거나

세상을 등지고 싶거나  불치의 병을 얻을때 막다른 골목에 처했을때  조용한 산을 찾는다  그것이

입산이다.     산은 그러한 모든것들을  포용하고  때로는 치료해주고  아픈곳을  아물게 해준다

산을 마주보고  하소연을 한다.  " 나말야  지금 너무 힘들어  나좀 다독거려줘  내예기좀 들어줘 "

산은  사부작 사부작 내게 말한다.   "  다 지나간다   계곡물 흐르듯이  다 흘러간다 " 고  ....

산은 엄마다.   어리광도  부리고  투정도 한다.   산을 오르면서  산속에서  산에게  다 털어놓고  산의

소리를 듣고  산의 힘을 받고 산에서 내려온다.

 

 

 

산에서 산과 대화하고 싶어서 난 산행을 혼자하는 적이많다.  산에 있는 작은 이끼 돌한조각 이름모를 식물

계곡의 물소리  산새소리   언뜻 언뜻 보이는 파란하늘  웅장한 바위  넓은 너럭바위  너덜길  작은 오솔길

온갖 야생화   늘푸른 소나무  산에서 보는 모든것들이 다 사랑스럽다.   아장 아장 작은 보폭으로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럽고  늘보처럼  천천히  걸으면서  산속의 모든것들과  정담을 나누고 싶다.   산은 내게 항상

그런곳이다.   날 품어주는 곳이다.   친정엄마의 넓은 가슴처럼 .....

아직도   주왕산의 모습들이  내 머리속에서  한컷 한컷  지나간다.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사진 찍는

시간도 아까웠으니까 .....    대전사를  뒤로 하고   주차장으로 내려오면서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

 

항상 여행을 떠나면서   말라버린 내가슴에  뜨거움이 용솟음 치기를 바라고 기대하면서 여행을 하고

산을 오르고 길을 나서곤 한다   몇년동안  글다운 글 한편  쓰지 못하는 강팍한 가슴에  불꽃이  일기를 바라면서 ...     이번 산행은  작은 수확이라도 있는것 같아  흐뭇하다.   함께 산에 오른  친구와  원광 중앙 산악회 회원님들  일년만의 만남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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