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보와 리뷰

[스크랩]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 (학지사) 10

하동댁 2012. 2. 14. 02:31

 

 

 

 

 

 

 

‘말’ 속에 숨은 본심을 파헤치다!!

 

그의 말 속에 담긴 속마음이 궁금하고,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상처받는 나를 위한 언어학자와 심리학자의 명쾌한 멘토링!!

 

 

 

|책 소개|

 

나의 삶을 비집고 들어오는 말들,

얼마나 이해하고 있습니까?

 

이 책은 말 속에 담긴 심리를 이해함으로써

상대방과 나의 진심이 만나도록 해 줍니다.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알고 싶어 합니다.

상대방의 심리를 알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자 기본적인 단서는 말(언어)입니다. 이 책은 심리학과 언어치료학을 전공한 두 저자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말과 관련된 심리를 알기 쉽게 풀어 쓴 말 심리학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행복을 주기도 하는 흥미진진한 말의 심리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합니다.  

 

 

 

|추 천 사 |

 

사람들 간의 소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책은 인간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소통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심리학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읽는 재미도 놓치지 않고 있다.

- 김정호 (덕성여자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저자는 이 책에서, 심리학자이며 언어치료사로서의 경험을 심리학적 이론과 치료 사례를 바탕으로 재미있게 풀고 있다. 또한 후반부에서 언어치료의 원리를 알기 쉽게 제시함으로써 교양서 이상의 전문성을 강조하였다는 점이 돋보인다.

- 정진복 (심리학 박사 및 교수)

 

 

 

 

|책 속에서|

 

1장 오해와 상처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 영화 <올드보이> 中

 

우진은 왜 오대수를 15년간 감금했을까

철웅 : (심부름센터) 밉지만 차마 죽일 수 없는 놈, 죽이는 걸로는 부족 할 만큼 미운 년,

       저희가 처리합니다.

우진 : 오래 갇혀 있으면 미치지 않나요?

철웅 : 원치 않으실 경우에는 저희가 약물을 좀 투여할 수 있습니다.

       뭐 언제나 문제는 기간입니다만. 손님께서는 어느 정도?

우진 : 15년입니다.

 

             철웅 : (헉! 숨 들이마시는 소리) 무슨 죄를 지었기에

우진 : 오대수는, 말이 너무 많습니다.

대수 : (내레이션) 물론 지금의 나는 그렇게 말이 많지 않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오대수가 술을 마시고 경찰서에서 보였던 온갖 추태를 떠올리며 ‘그래 참 말 많은 놈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우진의 대사의 속뜻은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우진과 자신의 누이의 ‘금지된’ 사랑을 폭로한 것)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행간을 읽지 못하면 오대수가 수다스럽고 게걸스럽게 말을 많이 했기 때문에 15년이나 감금됐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돼 버린다. 다시 말해 오대수가 해서는 안 될 말을 발설한 죄, 그것을 우진은 “말이 너무 많다.”라고 표현한 것이다.

 

오대수는 자신이 한 말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못했다. 자신의 발설로 결국 우진의 누이는 자살을 하고 말았다. 사랑하는 누이의 죽음 앞에서 우진은 결심한다. 너도 나와 같은 죄를 짓게 하고 결국은 고통 속에 살게 하겠다고.

이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은 영화 전반부 우진의 대사 속에 나온다.

 

“자갈돌이나 바위돌이나 물속에 가라앉기는 마찬가지예요.”

 

영화 <올드보이>(박찬욱 감독, 2003)는 ‘근친상간’이라는 금기를 통해 역설적으로 선과 악의 불분명한 명암을 보여 주고 인간의 원죄의식을 일깨움으로써 어떤 인간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 줬다.

어쨌든 발단은 부주의하게 내뱉은 말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말로 인해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올드보이>가 주는 교훈이 “말조심 하자.”는 아니더라도 말의 위력을 인식하고 아무 말이나 함부로 내뱉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명심해야 할 것 같다.

이 영화처럼 극단적이진 않아도 말로 인해 많은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돌이켜보면 ‘그때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때 이렇게 말해 주었더라면’ ‘그(녀)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하고 후회하거나 상처 받았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말은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 중 하나

.........가령 <시크릿 가든>에서 오스카가 슬에게 청혼했을 때 슬은 “나한테 오빠는 이제 한물간 스타인데 오빠는 나랑 결혼할 생각이었나 봐. 생각보다 순진하네. 실망스럽게.”라고 차갑게 대한다. 드라마의 내용을 미루어 짐작해 보면 실제로 슬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청혼이 진심인 거야? 친구 준혁이에게 한 말은 무슨 뜻이지? 나는 그런 당신을 믿을 수 없어.”일 것이다.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언어적인 것 이외에 표정이나 몸짓과 같은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이 따라오고 실제로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비언어(표정, 몸짓, 목소리 톤 등)적인 것이 더욱 중요할 때도 많다.

오스카는 슬에게 배신감을 느끼지만 슬의 당당한 태도를 보며 ‘쟤는 뭐가 저렇게 당당해? 잘한 것도 없으면서.’라며 속으로 생각한다. ‘그러면서 뭔가 오해가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앨버트 메라비언Albet Mehrabian은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7%의 문자언어와 38%의 구두언어, 55%의 몸짓언어가 작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구두언어만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음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두언어로 소통하려 하고 이를 통해 상대방의 생각을 확인하고자 한다. ......

 

 

3장 분석과 공감 

오빠라고 불러 봐 오빠의 재탄생 中...

 

.........자신보다 세 살 연하의 남자와 사귀고 있는 효진은 둘 사이의 호칭 때문에 종종 애정싸움을 벌인다. 남자친구는 헤어질 때나 전화 통화를 끝내기 전에 “오빠라고 불러 봐.”라고 장난스럽게 말을 하곤 한다. 정색하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냥 지나가는 말도 아닌 것 같다. “네가 먼저 누나라고 불러 주면 오빠라고 불러 줄게.”라고 응답하면 은근히 토라지는 것도 같다. 정작 누나라고 꼬박꼬박 부르면 속으로 ‘나이 많다고 놀리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들면서도 나이 어린 남자친구에게 ‘오빠’라는 호칭이 선뜻 나오지 않는다.

남자들은 유난히 다른 호칭보다 ‘오빠’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우리 사회에 아직까지 유교적 전통이 남아 있다고 봤을 때, 남자들이 바라는 ‘오빠’라는 호칭은 남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고자 하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이런 상황적 맥락 이외에도 사회문화적 맥락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에 대학가에선 남자 선배를 ‘형’이라고 불렀던 적이 있다. 지금 대학생들은 “왜”라며 의문을 가질 만하지만, 그때 당시의 분위기는 여자 후배가 남자 선배를 ‘오빠’라고 부르는 것은 스스로를 나약하고 의존적인 존재로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졌던 것 같다(당시 대학가에서 남자 선배를 부를 때, 학형의 줄임말로 형이라는 호칭을 쓴 것이나 실제로는 여성성에 대한 부인이나 이를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의 작용일 수도 있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어린왕자’라고 불리는 가수 이승환의 콘서트에 간 적이 있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환호를 받던 그가 뿌듯한 표정으로 객석을 향해 이런 말을 했다. “저보고 오빠라네요.” 무대 앞쪽의 여성 관객들이 그를 오빠라고 부르며 환호를 했던 것이다. 자주 들었겠지만 40대 중반이 넘은 그에게도 오빠라는 호칭이 흐뭇했던 모양이다.

 단어에는 고유의 의미가 있지만 여기에는 말하는 사람의 의도도 포함된다. 남자들은 연인 관계에서 오빠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으쓱해지고 ‘이 여자가 나를 믿고 의지하는구나.’ 싶어 더욱 잘해 주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목표지향적인 경향이 강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자기를 필요로 할 때 힘이 솟구치는 법이다. 반대로 친해지고 싶지 않은 여자가 자신을 오빠라고 부르면서 매달리면 그때는 오빠라는 호칭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호칭도 상황에 맞게,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분위기 파악 못하는 사람이 될 뿐이다.

언어는 맥락에 따라서 그 의미나 뉘앙스가 달라진다. 남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오빠’는 내가 생각하는 그 ‘오빠’가 아니다. 사랑한다면 싸우지 말고 그냥 불러 줘도 좋을 것 같다.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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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예쁜글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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