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마음에 이슬 하나 (바보새) 10
이 책의 표지에 실린 석상은 동학의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다. 수필집 같은 『마음에 이슬 하나』에서 왜 수운인가? 답은 뜻밖의 곳에서 나온다. “도선비결”이다. 1천여 년 전 도선국사의 이름으로 전해오는 비결(예언)이 처음으로 풀리면서 그 속에 수운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지난여름 아라가야의 연꽃이 피었다. 700년 묵은 씨앗에서 발아한 것이다. 유․불․선이 하나 되는 새 세상에서 동학이 부활한다는 말이 전해져오고 있다. 이 책이 “도선비결”을 제대로 풀이하는 것으로 동학은 1천년 묵은 비결이란 씨앗에서 눈부시게 개화하는 셈이다.
이 책을 읽기 전 어떠한 선입견이나 예단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동학의 부활을 알리고, 『마음에 이슬 하나』란 책이 엄연히 눈앞에 등장해 있다. 하나의 불가사의 앞에서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는 결국 독자의 몫으로 남겨질 것이다.
| 저자 소개 | 전택원
전택원은 1945년 9월 경상남도 진영읍 여래리에서 태어났다. 함안군 가야, 대산, 칠원, 칠북 등지의 시골에서 자란 어린 날이 지금의 그를 키워준 정신적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마산중학교, 부산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철학과를 졸업했다.
첫 직장으로 『중앙일보』 기자가 되었고, 1980년 광주항쟁의 여파 속에 해직 당했다. 해직된 이후 한양대학교 부설 〈중국․소련연구소〉에서 학술지 편집 일을 하면서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중국철학(석사), 한국철학(박사)과정을 수료하였고, 「조선시대 심학자 정제두의 심체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6․29선언이 있은 이후 1988년 봄에 복직되어 『중앙일보』 홍콩특파원을 지냈고, 한중수교가 된 1992년 북경특파원으로 옮겼다. 귀국 후 국제부장을 잠시 맡았으나 오래지 않아 퇴사했으며, 고려대, 한양대 등에서 시간강사를 했다. 1997년 탈북자를 소재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진리’와 ‘분단시대’를 주제로 하여 본격적인 집필을 시작했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동아방송예술대학에서 근 10년 동안 시간강사를 하는 한편으로 12년에 걸쳐 『마음에 이슬 하나』를 탈고했다.
| 목차 |
|시작하면서|
1부. 예언으로 가는 길
찔레꽃 이슬방울
부소산
이른 봄
윤무
나의 작은 영토
샘터
석양
청포도
나의 적, 이인모
북경의 북한 사람
어떤 북한 아이
대동여지도
어머니
오누이
등대
그 이름, 조영래
초록빛 영원
나비
마지막 사람
산들바람
철조망 안에서
윤회
석굴암
악마
다른 사람의 악마
“도선비결”
2부. 예언 속으로
첫째 매듭
둘째 매듭
장수(將帥)의 상(像)
셋째 매듭
무궁화
넷째 매듭
다섯째 매듭
여섯째 매듭
일곱째 매듭
옥호루(玉壺樓)
『주역』의 기초
검단산
해인(海印)
『주역』의 세계
서양의 사고구조 1- 나르시스
서양의 사고구조 2- 소크라테스
서양의 사고구조 3- 아리스토텔레스
서양의 사고구조 4- 3개의 매듭
서양의 사고구조 5- 스핑크스와 오이디푸스
서양의 사고구조 6- 데카르트
서양의 사고구조 7- 장님과 절뚝발이
서양의 사고구조 8- 미완의 성채(城砦)
하산(下山) 길에서
여덟째 매듭
내 친구, 최서림
젊은 날의 정오
봄의 첫날
젊은 날을 위하여
공(公)
해월의 말씀
관음청색(觀音聽色)
해달문(解脫門)
아홉째 매듭
수운의 말씀
삼절(三絶)
열째 매듭
작은 지혜
전읍(奠邑)
서추(西酋)
빛나는 눈동자
열하나째 매듭
마지막, 열두째 매듭
계룡산(鷄龍山)
다시 떠오른 삼절(三絶)
뒤풀이
광장에서
|마치면서|
| 본문 중에서 |
새로운 문명시대를 여는 빛나는 눈동자,
한반도의 젊은이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수운 최제우와 해월 최시형은 ‘사람이 하늘인’ 뜻을 밝혀나가는 길에 처형당했습니다. 처형당한 사람과 처형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의 어느 쪽이 밝음 속입니까. 나를 찾아가는 길에 죽음이 기다린다고 하여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가던 길에서 돌아설 수도 없습니다. 그 외길을 알고도 갑니다. 그래서 ‘사람이 하늘’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남으로써 생명과 죽음을 두 주먹으로 거머쥡니다. 오죽한 생명이며, 죽음입니까. 그 지극함을 누가 대신하겠습니까. 단 한 사람, 나 자신입니다." -20쪽
“도선비결”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문명의 진정한 주역은 젊은이다. 젊은이는 그 시대를 꽃피우는 꽃봉오리다. 한반도의 젊은 세대에 있어서 우리 민족에게 오래도록 짐 지워져왔던 참담한 분단현실은 더 이상 멍에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기회며, 축복으로 바뀐다. 그것은 '죽임의 문명'에서 벗어나 온 인류가 기다려왔던 '살림의 문명'이 지구상에서 시작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 힘은 사람마다 진리를 알고 실천하는 총명신예에서 나온다.”
-14쪽
"진리며, 분단은 그 자체로써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질문입니다. 하필이면 예언을 찾겠습니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고 답해야 합니다. 어느 시대 없이 사람은 자신의 시대를 향해 진리를 묻고 실천해왔습니다. 그리하여 진리와 분단문제 역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현장에서 역동적으로 답이 이루어져 갈 것입니다." -16쪽
“이곳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곳에 있으리라. 그곳에 있는 것은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있으리라. 이곳에 있는 것과 그곳에 있는 것이 차이가 있다고 보는 자는 영원히 죽음에서 죽음으로 이르는 길을 걸으리라.
참된 마음만이 이것을 깨달을 수 있으니, 그곳은 이곳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곳이 이곳과 차이가 있다고 보는 자는 영원히 죽음에서 죽음으로 이르는 길을 걸으리라.”
그 이후에 읽게 된『카타 우파니샤드』의 한 구절이었다. 여기가 아닌 저쪽 고대 인도에서 태어났던 누군가가 자신이 목격한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수천 년 후의 나에게 전하고 있었다. 더 짧은 구절도 있었다.
“여기가 그곳, 그곳이 여기.” -159쪽
조선 500년의 경과를 예언으로 담아낸 “도선비결”이 지금 이 시대를 향해 입을 열고 있는 것입니다. “도선비결”은 진리와 과학이 뒤섞여 있는 이 시대 사람들의 의식을 강타하며 뿌리째 흔들어놓을 것입니다. 사람마다 과연 진리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 것입니다. 저가 어떻게 달리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도 겪은 적이 없는 미증유의 일입니다. 새로운 문명의 등장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미래의 일입니다. 그래서 예언입니다. -195쪽
“도선비결”에 한반도의 운명과 관련하여 세 개의 나라가 등장했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입니다. 이 나라들을 3원색에 견주어봅니다. 미국은 청(靑)입니다. 중국은 황(黃), 일본은 적(赤)입니다. 미국의 국기, 스타 앤 스트라이프에는 흰 별이 청색 바탕에 정렬되어 있습니다. 중국의 오성홍기는 붉은 바탕에 황색 별, 일장기의 복판에는 붉은 태양. 한반도는 무슨 색일까요. 저는 흑과 백이라고 생각합니다. 빛과 어둠입니다. 태극기는 생명을 낳고 거두는 현묘한 이치를 담은 태극을 복판에 놓고 흰색 바탕에 4개의 흑색 부호를 배치했습니다.
빛은 어둠이 변한 것이라 했습니다. 해월이 후천에 담은 뜻입니다. 이전엔 호, 왜, 청이었고, 지금은 미, 중, 일입니다. 흑백은 3원색과 합쳐져 오색을 이룹니다. 한반도의 역사는 이 오색으로 직조(織造)되어 왔습니다. 은원(恩怨)이 얽힌 다른 나라와의 인연이 역사 위에 무늬를 돋우었습니다. 박생광(朴生光) 화백의 붓끝에서 나오는 극채(克彩)의 세계입니다. 모두 사람이 사는 세상입니다. 이제 더불어 어둠에서 빛으로 나서지 않을까요. 보기 나름으로 한바탕 운명이며, 조화입니다. -514쪽
보십시오! 우리 사는 세상입니다! 눈앞에 펼쳐진 그대로가 진리의 세계입니다. 동학은 수운 최제우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그 자신이 깨달은 생명의 뜻일 뿐입니다. 하늘의 뜻이 바로 자신의 마음이었습니다. 수운의 그 이전에서나 그 이후에서나 끝없이 이어지는 진리가 있을 뿐입니다. 그것을 도선이 1천 년 전 예언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리는 깨달음의 주제이지 신앙의 대상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수운을 추종함으로써 답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을 통해 직접 진리의 길로 나서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열리는 것이 후천입니다. 도선과 수운, 해월이 차례로 권하는 선주(仙酒)의 뜻이 그러하지 않습니까. -517쪽
| 출판사 서평 |
철학의 바른 위치는 사람 자신에게 있다.
사람이 자신의 삶을 통해 구극의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철학이라면 한국철학은 결코 서양철학의 변방이거나 아류일 수는 없다. 만약 서양철학이 서양에서 전개되어온 지식과 이론에 한정되는 것이라면 이 책은 그와 같은 철학의 연장에 서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문장은 쉽다. 그러나 심오하다. 나아가 아름답다. 한번 손에 쥐면 놓을 수 없는 마력이 있다. 심안(心眼)으로 보는 완력이 엄청나다. 서양철학을 신화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줌에 움켜쥐는 기세다.
『마음에 이슬 하나』는 단순한 지식과 인용의 재구성으로 채워진 것이 아니다. 반대로 이 땅에서 살아온 한 사람의 체험을 바탕으로 진리와 역사를 관통하면서 지금까지의 철학서와는 전혀 다른 세계관을 담아내고 있다. 이것은 한국사회에서 진리해석에 있어 잠정적으로 유지되어온 철학과 과학적 사고에 대한 결별의 선언이며, 인간 자신의 자기발견을 철학의 본래 영역으로 재천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마음에 이슬 하나』는 불가사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도선비결”이라고 하는 문장의 내용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도선비결”이라고 하는 예언, 분단 상황과 북한의 굶주림, 그리고 한 사람의 철학적 체험이 그것이다. 서로 다르게 보이는 소재가 “도선비결”속에 하나의 이치로 이어지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한 사람의 체험을 통한 진리해석과 한반도의 분단 상황, 그리고 “도선비결”이라고 하는 예언을 하나로 잇는 것은 나무와 돌과 쇠를 용접하려는 것 같이 불가능하지 않는가. 그러나 서로 다른 주제와 상황을 하나로 담아내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도선비결”의 자체의 내용이며, 이를 해석해내는 것도 진리를 찾아가는 길이라는 점에서 서로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진리는 하나의 보편으로써 마음과 마음에서 하나로 이어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2010년부터 마지막 30년 동안 새로운 문명이 한반도에서 시작되며,
그 힘으로 남북이 통일된다.
이것이 “도선비결”의 핵심이자 그 속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의 운명이자 그의 예언이기도 하다. 이 땅에 태어나 이 땅에서 깨달은 진리이니 이름 하여 ‘동학’이라고 한 수운 최제우의 마음이나, 1천 년 전에 그의 운명을 담아낸 도선의 마음이 하나로 이어지며, 그 마음을 아는 것이 곧 나 자신이란 것이다. 이 땅에서 사람의 마음으로 하여 진리가 소멸되지 않는 것처럼 동학은 우리 삶의 현장에서 진리를 추구하는 삶 그것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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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모집간 : 11월27일 ~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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