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여행에서 남는 장사는 인연장사다 - 신광철
하동댁
2021. 2. 5. 06:47
인생을 이리 허비하며 살아도 되는가 싶다가도 몇 권의 책을 내고는
이만하면 됐지, 하며 위로한다. 인생을 굳이 더 살 이ㅠ가 있나 싶다가도
시 몇 편 써놓고는 그래도 살만하지 위로한다
허파에 바람 들어 여행을 따닌디. 배낭 하나 울러매고 떠나는 여행이지만
배낭엔 실속 있는 것 하나 없다. 글로 사니 책은 지겹다. 시인으로 가난하게 살았으니
등기 안 된 땅과 그리고 바다를 팔아먹으며 떠돌란다.
음악이 좋지만 시도 때도 없이 지저귀는 새소리로 대신 할란다.
바람 한 줄기 끌어안고 길바닥에 누워 잠들어도 좋고, 푸른 머리 풀어헤친
나무에 기대 바람과 간지럼 태우며 놀아도 좋지만 그래도 여행에서
남는 장사는 사람장사다. 사람과의 인연장사다.
길 잃은 사람 하나 만나 서로 위로해도 좋다
마음을 닫은 여인을 만나면 여인이 쌓은 마음의 담장을 넘어 봐야겠다.
낭만도둑이 되어 이름 모를 여인의 마음을 훔쳐야겠다.
사랑에 눈을 떠 세상 환락으로 그깟 인생 한 번 뒤집어져 보자고 꼬드겨봐야겠다
묵직하고 튼실한 짐자전거에 내 인생과 길 잃은 여인의 인생짐 싣고서 달려봐야겠다.
내가 가져간 것이래야 긍정하고 웃음 외에 없다
포구에는 묶이지도 않은 배하나가 출렁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무작정 배에 올라 물흐름에 맡기면 나와 내 사랑은
다시 길을 잃고, 길잃은 사랑으로 이 포구, 저포구 떠돌며 출렁이겠지
다시 나는 노래 할 것이다. 길을 잃어야 천국을 만날것이라고
[낭만도둑의 여행 , 신광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