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내가 살아 보니까 - 장영희

하동댁 2021. 1. 11. 15:42

내가 살아 보니까

사람들은 남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남을 쳐다볼 때는

부러워서든 불쌍해서든 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는다

내가 살아 보니까 정말이지

명품 핸드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 봉지를 들고 다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 이라는 것이다

명품 핸드백에서도 사시한 잡동사니가

가득 들었을 수 있고

비닐봉지에도 금덩어리가 담겨 있을 수 있다

내가 살아 보니까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 한다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깍아 내리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 보니까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다

어차피 세월은 흐르고

지구에 중력이 존재하는 한

몸은 쭈글쭈글 늙어 가고

살은 늘어지게 마련이다

어차피 지구상의 65억 인구 중에

내가 태어났다 가는 것은

아주 보잘것없는 작은 덤일 뿐이다

그러니 이왕 덤인 김에,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덤이 아니라,

없어도 좋으나 있으면  더 좋은 덤이 되고 싶다

 - 장영희 교수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