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나는 아직도 - 박재삼

하동댁 2020. 8. 26. 13:05

나는 아직도  꽃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찬란한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만

저 새처럼은

구슬을 굴릴 수가 없습니다

나는 아직도  놀빛 물 드는 마음으로

빛나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만

저 단풍잎처럼은

아리아리 고울수가 없습니다

나는 아직도 빈손을 드는 마음으로

부신 햇빛을 가리고 싶습니다만

저 나무처럼은

마른 채로 섰을 수가 없습니다

아, 나는 아직도 무언가를

자꾸 하고  싶을 따름

무엇이 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