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쉬 - 문인수
하동댁
2020. 2. 11. 06:55
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
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생의 여러 요긴한 동작들이
노구를 떠났으므로, 하지만 정신은
아직 초롱 같았으므로 노인께서 참 난감해 하실까봐
"아버지 쉬, 쉬,, 어이쿠, 어이쿠, 시원허시것다아"
농하듯 어리광부리듯 그렇게 오줌을 뉘였다고 합니다
온 몸, 온 몸으로 사무쳐 들어가듯 아,
몸 갚아드리듯 그렇게 그가 아버지를
안고 있을때 노인은 또 얼마나 더 작게,
더 가볍게 몸 움츠리려 애셨을까요. 툭,
툭, 끊기는 오줌발, 그러나 그 길고 긴
뜨신 끈, 아들은 자꾸 안타까이 땅에
붙들어매려 했을것이고 아버지는 이제
힘겹게 마저 풀고 있었겠지요, 쉬,
쉬 ! 우주가 참 조용하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