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겨울 숲을 바라보며 - 오규원
하동댁
2020. 2. 11. 06:34
겨울 숲을 바라보며
겨울 숲을 바라보며
완전히 벗어버린
이 스신한 그러나 느닷없이 죄를 얻어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겨울의
한 순간을 들판에서 만난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누구나 함부로 완전히
벗어버릴 수 없는
이 처참한 선택을
겨울 숲을 바라보며, 벗어버린 나무들을 보며, 나는
이곳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한 벌의 죄를 더 겹쳐 입고
겨울의 들판에 선 나는
종일 죄, 죄 하며 내리는
눈보라 속에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