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한시에서 배우는 마음 경영 (새빛에듀넷) 15
인생의 고비에서 한시를 읽다
삶에는 무수한 고난이 있고,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는 특히나 많은 선택과 고비에 둘러싸여 있는 것 같다. 순간마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결정을 내리지만 매번 갈피 없이 선택하는 결정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긴장시킨다.
현대인들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숨을 돌릴 여유조차 찾기 어렵다. 답이 보이지 않는 인간관계, 가정생활, 직장생활에서의 과부하로 몸도 마음도 지쳐 여유마저 빼앗긴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그들의 마음을 잘 다스리고 경영할 수 있도록 안내서가 되고자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느끼게 되는 고민과 갈등을 옛 성인들의 지혜가 담긴 한시로 풀어나가면서, 우리의 실패가 위안을 받고, 우리의 삶이 좀 더 너그러워지는 평안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 한시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저자는 시중에 출간된 여러 한시 선집이나 해설서가 현대의 독자에게 오히려 거리감을 주는 것이 안타까워, 조금 더 가까운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한자에 너무 겁먹을 필요도, 지레짐작할 필요도 없다. 그저 저자가 이끄는 대로 물 흐르듯 흐르는 한시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유행가 가사까지 나와 우리를 한시와 격 없이 만나게 할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경영하는 사람이 세상을 경영할 수 있다”
더 치열한 삶을 위한 성찰!
새빛의 ‘CEO가 읽는 클래식’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출간된 이 책은 전작 ‘장자에게 배우는 행복한 인생의 조건’과는 또 다른 의미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이 책은 모두 4개의 큰 주제 아래 10개 남짓한 작품을 엮고 있다. ‘1장 어렵구나, 인생길’에서는 삶의 순간순간이 고통이고 번뇌의 연속이라는 것을 인정하며 고통을 고통으로, 번뇌를 번뇌로 즐길 수 있을 때 깨달음처럼 찾아오는 정화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현실을 수용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2장 들끓는 감정을 녹이는 법’은 위태한 사회 가운데서 자신을 아는 것이 곧 힘이라고 설명하면서, 자기 성찰을 위해 도움이 되는 한시들을 모아 놓았다.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항상 절제를 요구했던 유교 사회였음에도, 가족과 벗, 애인과의 만남과 헤어짐에 관해 다른 어느 장보다 가슴 절절히 표현할 수밖에 없었던 시들을 ‘3장 이 꽃 꺾어 누구에게 주리오’에 담았다. 마지막 ‘4장 더 치열한 삶을 위하여’는 그 치열한 삶을 위해 어떤 어려움 가운데서도 희망만은 간직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이 책 전체를 마무리 지으며 책을 덮는 순간 다시 세상에 나설 때의 다부진 마음가짐을 약속한다.
시 한 편당 원문과 뜻풀이, 작자의 역사적 배경과 현대적 해설이 가미되어 있다.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에 따라 목차를 분류하여, 순간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좀 더 조언을 구하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어지럽고 각박한 현실에 상처받아 담담한 위로와 쉼이 필요한 20~40대 직장인. 그리고 어려운 선택의 갈림길에 설 때마다 슬기로운 조언을 구하고 싶은 현대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탐욕의 경계에 서 있는 당신,
지금이 바로 마음 경영에 힘써야 할 때다!
노자의 『도덕경』 제12장에는 “현란한 색깔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요란한 소리는 귀를 먹게 하며, 갖가지 맛은 미각을 잃게 하고, 사냥하며 치달리는 것은 마음에 광기가 나타나게 하고, 얻기 어려운 재물은 행실을 나쁘게 만든다. 그래서 위대한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그저 배를 채우려 할 뿐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있다. 흔히 이목구비는 육체 활동과 의식 활동에 필수적인 기관으로, 어느 하나라도 기능이 약하거나 부족하면 장애인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노자는 이목구비의 기능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에 현혹당하는 마음의 탐욕을 경계하고 있다. 보고 듣고 맛보는 것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일인 만큼 하지 않을 수 없지만, 생명을 유지하는 목적을 넘어서는 것은 탐욕일 뿐이다.
사는 게 힘겹고 골치 아플 때는 이따금 이목구비를 닫고 세상을 관망하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였듯이, 그런 관조를 통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런 관조는 현실도피가 아니라 더 치열한 삶을 위한 튼실한 준비라고 할 수 있다.
[책 속으로]
‘까마득한 장대 끝’이란 인생에서 득의의 성공을 이루어 절정의 기쁨에 젖어 있을 때, 혹은 좌절의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절정의 환희와 극단의 절망은 결국 동전의 앞뒷면과 같을 뿐, 본질적으로 정체를 의미한다. 바로 그 지점에서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용기는 마음의 밭을 착실히 갈았을 때에만 거둘 수 있는 열매다.
- ‘이 책을 열며’ 중에서
하루에 천 리를 달리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말은 대개 그걸 알아보는 능력이 없는 사육사 때문에 자기 능력을 발휘할 만한 충분한 먹이를 먹지 못한다. 노동자는 열심히 일하지만 관리들의 지나친 착취 때문에 늘 가난할 수밖에 없다. 좋은 먹이만 충분하다면 비루먹은 말도 벌떡 일어나 힘차게 달릴 수 있고, 재물만 여유롭다면 못난 사람도 목에 힘을 주고 이런저런 체면치레를 하며 주위 사람들의 존경과 부러움을 받을 수 있다.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기 마련이지만 그 과정에서는 가진 게 있어야 하는 아이러니다.
- ‘돈과 사람 노릇’ 중에서
인생살이 정말 어렵다는 탄식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원치 않는 갈림길로 들어서 떠돌아야 하는 일 없이 반듯한 큰길로만 수레 타고 지나는 삶은 왕후장상의 후손이라 할지라도 누리기 어려운 행운이다. 그러나 이 새로운 고난의 출발점에 이백은 언젠가 찾아올 순조로운 삶, 자신의 기개를 마음껏 떨치는 삶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 ‘어렵구나, 인생길!’ 중에서
세상이 어지럽거나 삶이 지나치게 무료할 때면 많은 사람이 영웅의 출현을 갈망한다. 사실 영웅을 바라는 심리는 무력한 자신에 대한 대리만족의 대상을 찾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스스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눈앞의 난관이나 무료함을 대신 짊어져 줄 사람을 원하는 소극적인 행위다. 이런 심리를 이용하여 위정자들이나 장사꾼들은 끊임없이 영웅과 우상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영웅이란, 시대의 무지가 만들어낸 허구일 뿐이다.
- ‘모두가 한바탕 속임수였지’ 중에서
본문에 쓰인 ‘청(晴)’이라는 글자는 본래 비가 그쳐서 날씨가 맑다는 뜻을 나타내는데, 옛날 중국에서 흔히 쓰이던 수사법을 고려하면 이 글자는 또 상당히 다른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晴’은 중국어로 읽으면 ‘칭[qíng]’이 되는데, 이것은 감정 또는 애정을 나타내는 글자인 ‘정(情)’과 발음이 같다. 그렇게 되면 마지막 구절은, “당신, 나한테는 ‘난 본래 아기자기한 사랑 같은 건 모르는 무뚝뚝한 남자야’ 라고 하더니, 기생들하고 노는 걸 보니 아주 사랑과 애교가 철철 넘치는군요!”라는 원망과 비판의 의미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 ‘원망이란 아쉬움에서 오는 것’ 중에서
[저자 소개]
현재 인제대학교 중국학부 조교수로 있는 저자 홍상훈 교수는 1965년 전남 광양 출생으로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문학박사이다. 「한시 읽기의 즐거움」, 「전통시기 중국의 서사론」, 「하늘을 나는 수레」 등의 저서가 있으며, 그 밖에 「유림외사」, 「손오공의 여행」, 「별과 우주의 문화사」, 「서유기」 등의 책을 옮겼다.
[목 차]
이 책을 열며
제1장 어렵구나, 인생길
- 현실을 수용하는 방법
하나|세상이 나를 조롱할지라도
둘|그래도 욕심은 떨치기 어렵지
셋|술로 슬픔을 건너는 날도 있다네
넷|가난한 날의 독백
다섯|돈과 사람 노릇
여섯|어렵구나, 인생길!
일곱|모두가 한바탕 속임수였지
여덟|나를 술 푸게 하는 세상이지만
아홉|어부의 노랫소리가 나를 쉬게 하네
열|잠시나마 인생의 수고에서 벗어나고자
제2장 들끓는 감정을 녹이는 법
- 자기 성찰에 답이 있다
하나|녹슨 거울, 그리고 나
둘|멀고 가깝고 높고 낮음이 각기 다르네
셋|황금이 없으면 사귐도 깊지 않아
넷|열 집 세금 맞먹는 어여쁜 꽃 한 송이
다섯|신데렐라의 꿈
여섯|스스로 행복하지 않으면 어울려 사는 행복도 없어라
일곱|들끓는 감정을 녹이는 법
여덟|화살 같은 세월을 경계하라
아홉|욕심 줄임은 마음을 맑게 하는 근원
열|아름다운 배려
열하나|고개를 들어 주변을 돌아보라
제3장 이 꽃 꺾어 누구에게 주리오
- 때로는 열정도 약이 된다
하나|달빛에 이 마음 담아 보내리
둘|요즘 안부는 어떠신지요
셋|이 꽃 꺾어 누구에게 주리오
넷|그리움은 물질이다
다섯|떠난 사람 돌아오는 길 너무나 멀구나
여섯|무성한 들판에 흩뿌릴 정이야
일곱|지음자(知音者)를 위하여
여덟|재회의 기약이 없을지라도
아홉|그대와 헤어지는 마음
열|술잔에 찬 이 마음도 담아 가게나
열하나|나의 벗, 잘 가시게
제4장 더 치열한 삶을 위하여
-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
하나|물을 보며 마음을 씻는다
둘|원망이란 아쉬움에서 오는 것
셋|욕망에는 상한선이 없다
넷|길은 멀고 고난은 이어져도
다섯|뜻을 세웠으니 어찌 게으를 수 있으랴!
여섯|달빛이 지핀 시름, 달빛으로 씻는다
일곱|약하지만 강한 당신, 어머니
여덟|얼음이 물보다 차듯
아홉|한 마디의 무게
열|더 치열한 삶을 위하여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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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모집간 : 10월 13일 ~ 10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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