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곡사에서
10월 23일 오후 7시 40분 이후
내삶은 엉망이 되었다
그일은 어쩔수 없는 일이였다고
위로를 하지만 내맘은 죄의식과 죄책감이
한가득이였다
무엇을 해도 신명이 안나고
재미가 없었다
온통 그날 그 순간의 일들만
날 힘들게했다.
그래도 잊어야했다
내가 일부러 만든 상황이 아니라고
나 자신을 위로했다
이경희 힘내 죄책감 갖지마 .....
그일이 생긴후로도 난 예정대로
요양원에서 보내주는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다
가서 다 잊고 오라고
동료들이 위로의 말을 해주었다
심곡사안의 무인 카페
우린 이곳에서 석잔의 차를 마시고
차값으로 5000원을 지불했다
그래 맞아 오늘은
언제나 내 남은 인생의 첫날이야
그러니 열심히 살자
봄에 피는 붉은 찔레꽃이
철모르고 핀것인지
경자샘이 사준 민물새우탕
원래 가자고 했던 사은 가든이 월요일은
휴무라서 맞은편 전원가든으로 갔다
난 이곳의 새우탕맛도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샘들은 사은가든의 맛이 더 좋다고 한마디씩한다
오늘 하루가 이렇게 갔다
지금은 야간 근무중
어르신들은 모두 꿈나라로 갔다
난 보초를 서고 있다
아침까지 무사히 아무일없이
오늘밤이 지나가기를 기도한다
내일은 많이 춥다는 일기예보가 나온다
내일 금산사의 마지막 단풍을 보러 가기로 했는데
눈이라도 내려주었으면 좋겠다
모든것이 다 하얗게 머리속에서 지워지도록 ....
지금 티브이의 가요무대에서 "부모" 노래가 온다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 내일날에 내가 부모되어서 알아보리라 "
문득 미국에 살고 계시는 나의 친정 엄마의 목소리가
그리워진다.
쓸쓸하고 외로운 가을밤이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