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시 읽는 시간 - 이기철

하동댁 2019. 9. 7. 22:54



시는 녹색 대문에서 울리는 초인종 소리를 낸다

시는 맑은 영혼을 담은 풀벌레 소리를 낸다

누구의 생인들 한편의 시 아닌 사람 있으랴

그가 걸어온 길 그가 든 수저소리

그가 열었던  창의 커튼 그가 만졌던 생각들이

실타래 실타래로 모여 마침내 한 편의 시가 된다


누가 시를 읽으며 내일을 근심하랴

누가 시를 읽으며 적금통장을 생각하랴

첫구절에서는 풀피리 소리

둘째구절에서는  동요 한 구절

마지막 구절에서는 교향곡으로 넘실대는 싯발들

행마다 영혼이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들

나를 적시고 너를 적시는

초록 위를 뛰어다니는  이슬방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