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가을 산길 - 나태주

하동댁 2019. 8. 30. 13:28




맑은 바람 속을 맑은  하늘을 이고

가을 산길을 가노라면

가을 하느님

당신의 옷자락이 보입니다


언제나 겸허하신  당신

그렇습니다

당신은 한 알의 익은

도토리알  속에도 계셨고

한 알의 상수리 열매  속에도

계셨습니다

한 알의 개암 열매 속에도

숨어 계섰구요



언제나 무소유 뿐인 당신

그렇습니다

당신은 이제 겨우 세 살배기

어린아이의  눈빛을 하고

수플 사이로 포르릉 포르릉

날으는 멧새를 따라가며

걸음마 연습을 하고 계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