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산책하면서

하동댁 2019. 6. 10. 19:24








사랑이랑 산책에 나셨다

보온병에 커피물을 준비하고 사랑이 마실 물도 준비하고

나와 사랑이랑 앉아서 쉴수 있는 넓은 돗자리도 하나 챙겼다

사랑이와 함께 사진을 찍을수 있도록

셀카봉도 준비했다

큰 도로를 건너기전 어디선가

아름다운 오카리나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나는곳을 따라가니 미용실이다

미용실 주인에게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오카리나 소리가 넘 듣기 좋아요 교회에서 배웠어요

혹시 배우고 싶으면 어양2 동 동사무에서

가르쳐줘요  한번 배워보세요

인상좋게 생긴 미용실 원장이 알려준다

정말 배우고 싶은데  ...

다시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

돈님의 말처럼  뭐든 배워야하는데

하고 싶은것은 ...  망설이다가 시간만 다 간다

집앞 산업도로 건너편 사랑이랑 내가 가는

아지트로 발길을 옮겼다

그런데 .....  그런데  작은 산길로 들어선 순간

어디선가  냄새가 난다

이게 무슨 냄새지  이 묘한 냄새의 정체가 뭐지

한참을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하니

밤꽃 이였다.   밤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내 콧속을 간지럽힌다 .

남여가  밤꽃 아래서 사랑을 나눈다고 하던데 ...

이 밤꽃 향기를 맡으면 ...

난 그런 상대는 없다.

동료가 말했다  왜 하필 밤나무 아래서야

가시에 찔리면 어쩔려고 ....








길가의 개망초도  한들한들 ...

개망초 개복숭아  개살구

왜 하필  개 라는 단어를  안좋은 것앞에 부치는지

우리 사랑이가  들으면 서운할 일이다

이 개망초도 내눈엔  참 예쁘다









이길 끝나는 곳에 배농장이 있다

얼마전에는 배꽃이 만발했었는지

오늘은 어떤 모습일까 ?



농장앞에 해당화가  전부 지고

세송이만 남았다




꽃이 피었던 그자리에 밤톨만한  배들이

소담스럽게 달려있다

주인장의 발길소리를 들으면서

무럭무럭 크고있다

스피커에서  들려오던

클래식 음악 은 오늘은 들리지 않는다

식물들도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더 튼튼하게

잘큰다는 소리를  티브이 에서 들었었다












내가 주인이된 셀카봉을 실험삼아 작동해본다

처음 찍어보았는데 아주 잘된다.

항상 산책을 나오면 사랑이랑 요렇게 찍어보고 싶었는데

리모콘으로 조정하면서 사진을 찍을수 있으니

참 편하고 좋다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마냥  웃으면서 사진을 여러장 찍었다







사랑이는 나의 애정표현에

지친 표정이다.

그래도 난 니가 좋다

아프지 말고 지금처럼 요렇게

나랑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자








인동넝쿨





남의집 담벼락을 배경으로 핀 개망초






금계국

지금 한창 필시기다






작은애도 결혼하고

난 이제  홀가분하다

내책임을  다 완수했으니까

그런데  그럼에도  이 허전함은  또뭐지 .....

그래도 할일이 있을때가 좋았던 것인가 ?

무언가 이루고저 노력하던 그시간들이 ....

요양원 앞 논에서

개구리들의 울음소리가 요란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