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오늘의 일기

하동댁 2019. 3. 23. 16:35


며칠전  밤에 잠자는사이 사랑이가 안경을 자근자근 씹어서

엉망을 만들어놓았었다 

 오늘은 안경을 고치러 안경점 부터가야한다

  안경다리에 끼우는 부드러운 플라스틱 두개를 교체하고

코걸이 두개와  작은부속을 교체했더니 30000 원이나 되는 수선비를 받는다

20 년넘게 다닌 단골안경집인데 나는당연히 무상으로 교체해줄줄 알았는데

거금을 지불해야했다 

 지난번에 물어뜯어 엉망이된 다른안경까지 두개의 수리비가 45000 원이나 나왔다

"얼마전까지는 다 공짜로  다고쳐주셨어요  ....아버님은 돈안받으섰어요"

라고 말했더니 지금은 안경업체들이 장사가 안되서

이런부속들을 돈주고사오기때문에 어쩔수가 없다는 말을 한다

누구를 탓하랴 !! 내잘못인것을 ....

항상 사랑이가 호시탐탐 노리는 것이 내안경인데

안경집에 넣고 자야하는데

그리 하지 못한 내죄가 큰것을 ...

그런데도 난 이상하게 사랑이가 넘 사랑스럽다

야단 한번을 칠수가 없다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나를 처다보는 모습을 보면

난 와락  사랑이를 안아준다

그저 무한대로 이쁘고 사랑스럽다

나한테 재산상의 불이익을 초래한다고 하여도




 오늘 두번째 할일은 사랑이 미용이다

겨울동안 사랑이가 추울까봐 미용을 해주지 않았더니

털들이 엉키고 엉망진창이 되어 완전

노숙견같은 모습이라서

오늘은 사랑이  미용을 부탁했다

사랑이 미용하는데 두세시간은 걸린다

사랑이 미용비도 30000원이나 들었다

오늘 사랑이로 인해 지불한 돈이 75.000 원이나 들었다

좀 아깝지만 그래도 사랑이가 내게 주는 그 사랑스러움을

돈의 가치로 환산한다면 그래도 이돈은 그렇게 많이 아깝지 않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사랑이 미용이 끝날때까지 집에 가지 않고

 나의 아지트로 가서 준비해간 책을 읽기로 했다


 


 

바오밥 나무카페 에  도착하니 항상 앉는 나의 지정석에

젊은 학생 둘이 노트북을 보면서 공부중이다

다른곳에 자리를 잡고 언제나 처럼 블루베리 라테 한잔을

시키고 차동엽 신부의 바보zone  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똑똑하고 영리한 사람보다 왜 우리가 바보가 되어야 더 행복한가를

다시한번 공감하면서 밑줄 그어진 부분을 읽고  또 읽는다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면 그때부터 자유를 잃는다

체면을 중시하고 체면에 집착하면  체면이라는 오랏줄에 묶인

삶을 살게된다 그놈의 체면 때문에 기를 펴지 못하고 자유마저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에 자꾸 매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나의 꿈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남의 꿈을 이뤄주려고 노력하며 나의 행복이 아닌

남의 행복을 살려고 아둥바둥하는 꼴이 된다고 한다

대리만족 인생이라고 나 할까

난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무지 노력한다

나는 나다 !!!!

천천히 그리고 꾸준하게 !!  바꿔 말하면 성실이다

성실은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유일한 화페라는 중국 속담이 있다

우보만리 라는 말은 바보를 위해 있는  말이다

바보는 소걸음으로 만리를 가는 사람이다

놀라운 점은 그 느려터진  걸음이 이윽고

만리를 간다.    (책중에서 )



 



 

사랑이 미용이 끝났다는 전화를받고 사랑이 만나러 가는길에

원불교 교당 담장에 개나리가 만발했다

눈맞춤하고 너 참 이쁘다 속삭여주고

사진 한장 찍고 다시 걷는다

개나리도 피고 철죽도 피면 완전한 봄이다.

내 맘에도 봄이 오고있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바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 할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이성부 시인의 봄을 암송해본다

봄 그가 돌아오고 있다

먼데서 오는 그를 두팔 벌려 안아본다



 



 

아침을 먹고 아직 점심을 안먹은 상태라서

내가 먹고 싶은 육계장 한그릇을  먹었다

육계장이 먹고 싶다는 것은 친정엄마가 보고 싶다는 뜻이다

예전에 엄마가 미국에 이민 가시기 전에

육계장을  끓여주시곤 했었다

이제 한달만 있으면 친정엄마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신다  작은딸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조금만 기다리면 친정엄마 손을 잡아볼수 있겠지 ....

그때 입맛이 아직도 나의 혀속에 남아있다는 것을 보면

참 미각이라고 하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혼자 먹고 있는데  한남자 들어와서 된장찌게 한그릇을 시킨다

그도 나와같은 부류의 사람인가 보다

혼밥 !!! 아마 나같은 사람이 식당에 꽤나 많은것은

아마도 세태 탓일것이다



 

사랑스런 사랑이 !!!

미용을 하고나니 더 이쁘다

내 사랑 !!!

오늘 이렇게 하루가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