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흑백 사진을 찍었다 - 박남준

하동댁 2018. 12. 4. 21:36

 

자꾸  뒤돌아보는 사람이 있다

그가 강을 건너온 것은 옛날이었다

옛날은 다시 돌이킬 수  없으므로 스스로 늙어 자폐되었다

언제였던가

꿈결처럼 다가왔던 저편의 강가 그때

비로소 강가에 이르렀을 때

꽃과 나무와 새들의 시간이 과녁처럼

가슴을 뚫고 멀어져갔으며

낡고 바래어  희미해졌던 전생의  아수라 같은 삶들이

너무나 완강한 흑백으로 뚜럿해지던

 

누가 등뒤에서 부른다

강에 이르는 길이 저기쯤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