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미세먼지 최악인날

하동댁 2018. 11. 8. 08:01

 

 

 

 

 



 야간 근무 끝나고 함께 바람을 쐬자고 했던

동료가 몸이 아프다는 문자가 왔다

그녀와 함께 보낼 계획을 세웠는데 

어쩔수 없이 펑크가 난것이다  

사랑이를 데리고 산책이라도 해야했다

미세먼지 자욱하다고  절대로 밖에

나가지 말라는 딸들의 만류에도 난 집안에만 있을수가

없어서  사랑이를 대동하고 동네 한바퀴 돌기로 한것이다

그런데 미세먼지가 장난이 아니다

거리에는  돌아다니는 사람도 없다

나만 멍청하게 마스크도 하지 않고

산책 한다고 나온것이다

평소에 나는 미세먼지를  항상 깐보고 있었다

그 먼지가 무슨 나를 어떻게 한다고 !!!

그런 무식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한시간 정도 걸었는데

목구멍이 텁텁하고  코도 아려왔다

어머나 세상에  이거  장난이 아니야

핸폰을 보니 익산 부송동 미세먼지는    최 악  이라고 뜬다

처음으로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몸으로 느끼었다

 

 

 

 

 

집앞 건물에는 담쟁이와 국화가

예쁘게 피어있다

주인장이 얼마나 아끼는지  키우고 있는 담쟁이 라고

절대로 손대지 말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모과 몇개가  뒹구는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걸으니

예쁘게 물든 단풍 나무가 보인다

바닦에 떨어진 사과만한 모과 몇개를  주웠다

집에 가져가서 향기라도 맡을 생각이다

 

 

 

 

 

 

아파트 담벼락에 담쟁이가 오르고 있다

 

 

 

한시간 산책하고 있는데

희연샘 전화를 받았다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한다

그녀의 집안으로 들어가서 오미자 한잔을

얻어마셨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그녀의 집안은

큰덩치의 그녀와는 어울리지 않게  사랑스럽다

난 주운 모과 몇개를 그녀의 탁자위에 올려 놓았다

" 향기가 좋아 "

 

 

 

그녀가 일어서면서 내게 말했다

언니 가까운 골프장이라도 산책할까

세상에... 밖은  온통 미세먼지로 엉망인데

난 그녀의 제안을  너무 쉽게 받아들인다

뭐 차를 타고 가니까  별로 많이 안걸을꺼야 

이런 무슨 똥배장인지 ...

골프장 안의 주차장 같아 보이는 곳에 그녀가

차를 세웠다   그순간  그옆을 지나가던 차속에서

어느 여인이 나와 우리에게  밖으로 나가라고 이곳에 차를

대면 안된다고 하면서  한참을 안가고 서서 우리가 차를

빼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한참 후에야 갔다

" 저 아줌마  왜 저래 ? "

" 주인이라도 되는양  그치 ? "

나중에 이길을 걸으면서 알았다

이 골프장에  직원인 남자가 나와서 하는말

" 우리 사장님 한테 전화 받았어요  "

" 빨간차 한대 들어와 있으니  나가라고 하라고요 "

" 어머머   그여자가   사장이래  " 

" ............ "

난 무슨  골프장에 골프 치러 온 돈많은

부자집 사모님 인줄 알았더니 실은 사장이란다

 

 

 

 

 

 

 

 

 









" 언니 나오니까 좋지 ? "

" 희연아 미세먼지가 너무 안좋아 "

" 언니 나는 전혀 못느껴 "

" 그러니?   언니는 좀 심각한것 같어 "

" 목구멍도  텁텁하고 콧속도 간질간질해 "

"그래 ? 난 왜 못느끼지 .... "

그녀가 차로 이동하면서  예전 시어머님 칠순 잔치를

한곳이라고 하면서  한식정식 집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민물 매운탕과 우거지 매운탕을 하는 곳인데

지금은  늙은 개 두마리와 그들의 애정의 산물인

작은 강아지 5마리가 텅빈  한옥을 지키고 있었다

" 장사를 안하나봐 "

" 글쎄 망했나 "

" 그런데 이 많은 조형물들이 너무 아깝다 "

" 처음에는 돈을 엄청 들인것 같은데 ... "

" 응 사장이 엄청 감성꾼이였어 "

" 그런데  지금은  cctv 만 지키고 있나보다 "

" 저 빈 한옥집  내가 살고 싶다 "

" 언니 못살아  무서워서 .... "

" 누가 지나가다가  들이닥치면  어쩌려고 "

" 그런가 .........  "

" 아깝다  "


 

 

 

 

집에 돌아와 허기진 배를 누룽지를 만들어서

달래었다

다음에는 절대로 미세먼지가 심한날은

산책하지 말아야겠다

이 미세먼지  역시 인간이 만들어낸

이기심과 욕심 때문일것이다

 

 

 

다시 한번 느끼는데

참 짧다  내 다리가 ........

어제 밤사이 비가 많이왔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보통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