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황석산 산행 (2018-32 )
내가 처음 황석산에 반한 것은
어느 사진 카페에서 누군가 올린 사진 한장 때문이였다.
산성이 길게 보였던 곳에
산우님들이 앉아서 점심을 먹는 장면이 찍힌 사진을
보고 당장에 달려가서 만나고 싶었다.
유달리 나는 산성이 있는 산을 좋아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돌이 주는 느낌이 참좋다
무언가 열심히 빌면 다 들어줄것만 같은 이상한
믿음이 있다. 그래서 석탑만 보면 빌고 빈다.
작년 봄날에 나는 야간일을 끝내고 무작정 네이버 주소
한장만 들고 동료 몇명을 꼬드겨서 산에 올랐다.
내가 오른길은오늘 우리가 오른 유동마을 쪽이 아니라
우전마을 사방댐 주차장이 있는 곳에서 피바위로 오르는
코스였다. 그런데 바로 눈앞에 정상을 두고도 난 오를수가 없었다.
동료중에 야간 근무 들어가야 하는 친구가 있어서
시간상 가까운 정상을 눈앞에 두고도 돌아서야 했다.
오늘은 무슨일이 있어도 정상에서 야호를 해야지
이무슨 오기인지 ....
그 오기가 나를 정상까지 가게 만들었다
무더운 여름날에 ....
헌데 오늘은 계곡에서 물놀이 하는 산행날이다.
좌우를 살펴봐도 정상에 오르려고 하는 회원들이 없는것 같았다.
그런데 내가 줄을 잘섰다.
인생은 역시 줄을 잘서야한다
내앞뒤로 가시던 노대장님과 임선생님이
정상을 가야지 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래 죽기 살기로 해찰 안하고 열심히
산행을 해보자 분명 내가 가겠다고 하면
나를 설마 패대기 치고 못데리고 간다고 하시지는
않으실꺼야 무조건 열심히 가는 거야 포기만 하지 않으면 분명
오를수 있을꺼야 가보는 거야 가는거야 ....
그렇게 정상을 향한 욕망이 이글이글 거렸다
오르는 임도에 칡꽃 향기였다.
내 코를 자극하는 ...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
꽃범의 꼬리
알며느리밥풀
색이 유난히 고았던 과꽃
파리풀
노루오줌
모시대
고들빼기
원추리는 지금 끝물이다,
저산의 맨 꼭대기 그곳이 내가 오늘 가는 정상이다.
기둘려 내가 간다.
밧줄도 잡고
이래야 산을 타는 재미가 있지
항상 나중에 큰소리를 친다 막상 산에서는
빌빌대면서 ...
난 평생 높은 자리에 올라본적이 없다
항상 하수였으니까
그런데 산에 오르면서 높은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볼때 난 희열을 느낀다
세상의 모든것들이 내 발아래 있소이다 하면서..
그래서 난 동행하는 산우님한테 항상 부탁을 한다
제 뒷모습좀 한장 박아주실래요
오늘도 어김없이 임사장님의 도움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진 한장을 손에 쥐었다.
참다행이다, 함께 이 정상에 오른 동행이 있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두오라버니 ....
아침 9시 40분 부터 산행을 시작하여
오후 2시 40분까지 8.6 키로를 열심히
오르고 기를 쓰고 내려왔다
지난번 산행에 이곳까지 왔다가
바로 눈앞에 정상석을 두고 눈물을 머금고
뒤돌아서서 하산을 했다
저런 폼으로 정상이 어디쯤이지
분명 여기 어딘가에 있는데
어떤모습일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내려왔던적이
있었는데 오늘 드디어 정상석과 대면을 했다
야호 하면서 ...
두오라버니가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였다
정상에서 ,,,
익산에 사신다는 어느 산우님이
찍어주셨다.
정상에서 만난 분들
굽던 삼겹살 7점을 선뜻 우리에게
양보해주시면서 맛보고 가라고 하시던 분들
삼겹살을 맛있게 얻어먹고 기운내서 산을 내려왔다.
필 받아서 ....
그 삼겹살이 정말 맛있었다.
가는 장구채
참나리
이질풀
유동마을 입구에 있던 호두나무
드디어 유동마을 입구
날머리 지점에 도착을 했다
털석 주저앉았다 나는 더는 못가요 하면서
임오라버님은 전화를 받고 우리가 있는 장소를
알려주신다 조금후면 기사님이 우리를 데리려
오실것이다. 이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
산에 오르면 당연히 힘이 든다
그러니 산을 타면서 힘들었다는 말은
하면 안된다. 힘들줄 알면서 내가 스스로 선택해서
산을 오른것이니까 ....
만만한 산도 없고 힘들지 않는 산도 없다
그저 내가 좋아서 이산의 모습도 보고
저산도 가보고 .... 산속에서 산의 위로를 받고
다시 살 기운을 얻는다.
그래 또 한주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