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 (2018 -27 ) 2부
18키로를 걷는다는 것은
어쩜 무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안든것은 아니지만 이놈의 죽일놈의 오기는
나를 자꾸 쉬지않고 걷게 만들었다.
세석 대피소에서 장터목 대피소
제석봉에서 천왕봉 오르는 길은
천상의 길 같았다
저기 어디 뽀족하게 올라온 저 봉우리가
분명 제석봉 일텐데 난 그곳에 발도장을
찍지 못하고 그냥 눈으로 바라만 보았다
허정 대장님이 빨리 가야 시간안에 도착할수 있다고
하는 말이 귀에 오래도록 스처 지나가지 않고
남아 있었다.
" 난 천천히 이곳의 멋진 풍경을 눈에 담고 싶다고요 "
천천히 천천히 사부작 사부작 걷고 싶지만
오늘은 무조건 통과한다.
쉬지 않고 맘 속으로만 다시 재회 할날을 약속하면서
오늘은 그냥 걷는거야 ...
이곳 제석봉의 푸른 하늘과 하늘을 누비는 하얀구름들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난 오늘 몇백만원 어치의 선물을
안고 가는 거라고 스스로 위로 하면서
한걸음 한걸음 다시 걷는다
드디어 난 1915미터 천왕봉에 도착을 했다
얼마전 올라왔을때에는 바람과 안개에 바로 옆에 있던
나의 동생과 제부만 보였는데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던 그 천왕봉이
오늘은 세상의 꼭대기에 있다
오후 세시라 사람도 적고
한 이십분 정도 쉬면서 이 천왕봉의 바람을
햇살의 한줌 세레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지만
5 시 반 까지 하산 하려면 부지런히 걸어야한다.
느끼거나 즐기거나 음미하거나 뭐 그런 감정은 좀 접어두고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젊은 40 50 회원들의 스케줄에
맞추어 민폐가 되지 않도록 최상의 노력만 한다.
다음에 명품을 따라갈려면 오늘 나 때문에 늦었다는 소리는
듣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부지런히 쉬지 않고 남들 쉬는 시간도
아끼면서 부지런히 걸었다.
" 얘 잘봐 나 천왕봉 찍었어 그 체력으로 .. "
난 아직도 팔팔하다고
앞으로 남은 6키로도 충분히 걷는다고
기다려 내가 갈테니 ...
이런 맘으로 천왕봉에서 인증삿을 찍었다
하산하는 명품 총무님 ...
순두류로 내려가서
법계사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면 3키로 정도를 덜 걷는다는 방법을
알려주신 산행대장님의 조언대로 우리 세사람은
부지런히 걸었다
나의 난장이 똥자루 만한 걸음걸이로 ...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나의 걸음숫자는 37,000 보였고
키로수는 16키로가 적혀있었다.
5시 버스는 떠났고 6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는
명품 회원들을 보는 순간
일단은 안심이 되었다.
산은 거대한 도서관 같은 곳이다
수많은 저서들중에 내가 맘에 드는 책 한권을 꺼내서
구석 구석 읽드시
내가 가고 싶은 산 중에 한곳을 선택해서
그 산속에서 수많은 장면들을 보면서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산이 내게 들려주는 수만가지 이야기들을
놓치지 않고 듣는 것이다.
지리산 세상의 이치를 알려주는 산이다
난 어제의 산행을 통해서 또한번 성장하는 나자신을
발견한다. 아침에 일어나 거뜬한 몸으로 일터에 나가
하루를 보내면서 어제 보았던 그 광활한 능선의 줄기와
파란 하늘 멋진 구름의 공연을 눈앞에 그려보곤 했다.
기회가 되면 다시 또 갈것이다
세상의 이치를 배우러 ...
함께 걸었던 블랙과 문 선생님 그리고 걸을수 있도록
가장 멋진 산행 코스를 잡아주신 명품 운영진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먹은 버섯찌게 겁나게 맛있었습니다.
사진은 허접합니다
카메라 한대 장만하고 싶은데
일년을 고민중 입니다.
고민 끝내고 한대 장만 하고 싶네요
오늘은 나이트 근무 들어가는날
사랑이 애완견이 찢어놓은 벽지를 보수하고
내일은 내가 사랑하는 무등산의 서석대를 보러 가야 겠네요
서석대 잘있는지 내눈으로 확인하고
내가 왔노라고 이야기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서석대가 화를 안내요
2018년도 27번째 산행기 끝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