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나오늘 뭐했지

하동댁 2017. 11. 29. 08:27

나는 운전을 할줄 몰라서 요양원 출근시 항상 동료의 차를 카풀해서 타고간다.  집앞을 지나는 동료들이

먼저 내게 문자를 보내서" 오늘 차 대기시킬까요 " 라고 물어온다.  난 문자로 답한다  " 김기사  차 대기시켜요 "  라고 .. 오늘도 나는 운자선생님의 차를 타고 출근을 하는중이였다.  차를 타면 우리는 수다를 엄청떤다 운자샘이 먼저 말했다  " 경희샘  나 오늘  엄청 피곤해요  "  " 아니 왜요 ? " " 내일 김장하려고 오늘 김장

속에 넣을 야채들 다 정리 해놓고 왔어요  하루종일 동동거리다 왔어요  일도 할줄 모르는데 내일 김장할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요  "  "  아 그러섰군아 "  나와 영자샘은 운자샘의 하소연을 들으면서 출근했다.

열심히 일하고 퇴근하는날 아침 문득 영자샘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 운자샘 우리가 가서 김장 도와줄까요 "

아니 어떻게 그런 기특한 생각을 ?   물론 나도 가고싶었다.  그런데 난 일을 잘못한다.  특히 김장은 해본적

이없어서 가봐야 도움이 안될것 같아서 먼저 운자샘 김장을 도와주자는 말을 못했는데 일을 잘하는 영자샘

이 먼저 도움을 자청한것이다.  운자샘은 말할것 없이 너무 좋아서  단번에 오케이를 하셨다.  그렇게 세사람

운자샘네 집으로 가서 김장을 시작했다.   요양원에서도 영자샘은 일잘하기로 소문난 선생님이다.  항상 먼저술선수범하면서 일을 하고  특히 음식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생님이다.  그런 선생님이 운자샘의 김장을 총괄하였으니 일은 일사철리로 진행되었다.   난 참으로 오랜만에 김장에 참여했다.  동생 시모님이 해주시는 김장을 넙죽넙죽  받아만먹었다.   영자샘은 마치 자신의 김장을 하는것처럼  신이나서 열심히 김장의 맛을 내기위해  손가락으로 간을 보면서  양념들을 만들어갔다.  참으로  미세한것이 혀끝의 미각이다 액젓을 조금만 더 넣어도 맛이 달라지고  매실 액기스를 조금만 더 넣어도 맛은 금방 달라진다.  다시다나 맛나등  조미료를 넣치 않고  설탕도 넣지않고도 맛깔스러운 양념이 탄생한다.  양념을 다 준비한후에 배추속에 양념을 넣고 비비면서 김치통에 채우고 남은것으로  당장에 먹을 것저리 하고  갓김치 남은 무우채로 만든 무우채김치등  순식간에  대여섯가지의 김치를  담아낸다.  난 그저 그녀의 민첩한 손동작에 놀라고 양념을 남겨서 다른 김치에 넣는 계산까지 척척 해내는  선생님이 그저 신기할뿐이다.  그래서 아마 그 대가족의 큰언니가 되어 수백통의 김장을 하는지도 모른다.   오늘한  20통의 김장은 그저 간단한 스트레칭 이라고 한면서  마무리 까지 완벽하게 하고 운자샘 이 싸주는 김치들을 챙겨서 집을 나왔다. 정성가득 사랑가득한 김치을 ...  점심은 운자샘이 팥죽을 사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팥죽집 의 뜨거운 온돌위에 앉아서 커피도 마시고  오전의 한나절을 재미있게 보냈다. 집에와서  김치를 유리통에 넣고 정리하여  냉장고에 넣으니 마치 내가 김장을 한것처럼 부자가 된것같다.  

 

 

 

 

 

 

 

오후에는 큰애한테서 전화가 왔다.  " 엄마가 해주는 백숙이 먹고 싶어요 "  나는 부지런히 장을 봐서 백숙을

준비해서 딸집으로 갔다.  사위가 야간 근무를 들어가서 딸과 나는 백숙을 먹으면서  행복해하시는 딸의 모

습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 엄마 친정 엄마가 이래서 좋아요  내가 말만 하면 엄마가 맛있게

해주잖아  엄마가 있어서 너무 좋아 "  " 근데 엄마는 나를 가졌을때 나처럼 행복했어 ? "  물론 아니다.  임신

자체도 나는 버거운 문제였으니까 ...  다 지나간 옛일이지 ....

 

딸애와 저녁을 먹고  집으로 오는길  택시비 하라고 만원을 내손에 쥐어준다.  늦은 시간  달빛이 나를 따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