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딸들과 외식

하동댁 2017. 9. 18. 19:09




딸한테 전화가 왔다

" 엄마 제가 야간 하고 나가는 시간과

소서방이 일하러 아침 출근해야 하는데

그동안만 예준이좀 봐주세요 "

" 물론 봐줘야지 "

마침 내가 야간 근무 들어가는 날이니까

얼마든지 귀엽고 사랑스러운 예준이를 봐줄수가 있다.

난 이상한 습관이 있다

항상 뭐든 딱 닥쳐야만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만

움직이는  아주 몹쓸 습관이 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어물정  늘쩡 늘쩡하다가

택시를 타니 7시 57분이나 되었다.

 8시 출근하는 사위를 교대 해줘야 하는데

애구  또 몇분 차이로  사위를 맘졸이게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8시 3분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 미안해 조금 늦었지  서둘러서 왔는데 출근시간 이라서

택시가 많이 밀리네 .... "

" 괜찬아요  어머님  이제 출근하면 되요 "


항상 이렇게  딱 시간에 맞추어서 행동하면서

5분 10분 차이로 모든일을 맘 졸이게 하는 상황까지 만들곤한다.

다시는 그런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막상 일처리에는 언제나 결론이 똑같이 나온다 

항상 5분 10분 차이로  준비성 없는 여자가 되고만다. 

이제는 고쳐야한다. 

나쁜 습관인줄 알면 고쳐야 하는 것이다

반성하면서 .....

 


한시간 후면 딸이 야간 근무를 마치고 온다 

 그 시간까지  손주랑 같이 놀아주면된다.


" 할미 힘 세지 우리 이것 옮기자  이 책들을 모두 빼고

이것을  저곳으로 옮기는 거야  할미 하자  "

요즘 부쩍 말이 는 손주는 못하는 말이 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것과 하고 싶은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난 뭐든지 그의 요구사항을 들어준다

책을 빼서 한권 한권 옮기기 시작했다 . 

그리곤  난 상황놀이에 들어갔다.

" 박 선생님  다희 유치원에 왔나요 ?"
" 아직 안왔어요 "

" 왜 안왔어요  전화 해봤어요 ?"

" 안했어요 "

" 그럼 전화 해보세요 "

" 예  여보세요  다희 집에  있어요 "


이렇게 시작된 상황극은 예준이가  좋아하는 놀이다.

이 놀이가 좋은지 나쁜지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난  손주랑 이런 상황극 놀이를 좋아한다.







상황극에 열중하느라고

 책옮기는 작업은 잊었다.







( 뭘 그리 보니  예준아 .... )




한시간후 큰딸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예준이를  꼭 껴안아주면서 하는말

" 우리 예준이 보고 싶어서 엄마가 달려왔어 "

"   예준이는 엄마 안보고 싶었어 ? "

" 보고싶었지 .....  "


그런 모습을 보는 나도 행복하다.


" 엄마 우리 예준이가 말이 많이 늘었어   며칠전에

예준이 아빠가 예준이가 뭘잘못해서 야간을 쳤는데  글쎄

휙 돌아서면서  한마디 했는데  뭐라 했는지 알아   "

 두고보자  했다는 거야   '


" 세상에 아니 그말 뜻을 예준이가 알았을까  알면서 한말일까 "   

"  글쎄 모르겠어 근데 상황에 딱 맞는 말이지  "


건강하고 씩씩하게 보통의 아이들처럼

자라주기를 항상 기도한다.


오후에는 보건소에 가서 잠복결핵 반응 검사를 하고 왔다.

원불교 재단의 요양보호사들도 많이 와서

검사를 받고있다.  시설에 종사하는 직업이다보니

이런 전염병 예방검사는 필수인것같다.

 검사를 마치고   눈에 넣어도 안아플것같은  두딸과

점심을 먹기로 약속되어 있어서  점심 먹을 장소로 이동하느라고

영등동 중심가를 걸었다.

크고 이쁜 두딸들이 내옆에서 나를 붙잡고 걷는다.

아무것도 안먹어도 배부른 기분

그냥 마냥 행복하다.  젊어서 고생했어도  키우면서 힘들었어도

지금 이순간  나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두딸이 있어

난 세상 그 어느것보다  그 무엇보다 그 누구보다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해서  가까운 갈비집에서 삼겹살과 갈비 이인분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살아있다는것    딸들이 나를 사랑한다는것

그 사실만으로도  난 삶이 즐겁다.

" 엄마 내일은 뭘 먹을까요 "

큰애의 문자가 막  도착했다.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내일은 뭘 먹을까  ? 



2017년 9월 18일 오후 시간에  하루를 정리하면서



 



(   요양원에 핀 해바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