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노년의 기술 (오래된 미래) 20
세계적 영성가 안젤름 그륀 신부가 말하는 노년의 삶
이 책은 ‘노년’에 관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나이는 저절로 든다. 그러나 얼마나 잘 늙는가는 또 다른 문제다. 이 책은 늙어가면서 누구나 생각하는 문제들, 마주치는 문제들에 대한 갖가지 해답을 들려주고 있다. 물론 이러한 해답은 경우에 따라서, 사람에 따라서 적용되는 범주가 모두 다르다. 하지만 늙어가는 것에 대해, 늙음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한 권의 책이 진정한 삶을 찾아가는 데에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늙는다는 것을 즐겨라
나이가 들고, 늙는다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더구나 그러한 사람들은 시간이 간다는 것을 아쉬워하고, 남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저자는 그럴수록 시간은 더 빨라지고,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것이 된다고 말한다. 나아가 온전히 시간을 내 것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방법뿐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순간을 즐길 수 있을 것인가? 저자는 ‘시간의 경험’을 활용하라고 말한다. 인생의 단계가 깊어진 만큼 시간에 대한 경험 역시 깊어진다. 또한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시간의 유한함을 알기 때문에 더욱 시간을 만끽할 수 있고, 감사하는 마음과 성찰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대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가 시간과 노년에 대해 내놓는 해답은, 언뜻 새롭지 않고 쉽게 하는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지만, 가장 진실하고 실제의 삶에 가까운 지혜임이 분명하다.
건강은 단지 신이 주는 선물일 뿐이다
우리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에 살고 있다. 또한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노년의 건강도 이제까지 없던 가능성을 바라보게 할 정도가 되었다. 실제로 장수와 건강을 누리는 노인들도 많아졌다. 그런데 저자는 건강을 위해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는 삶을 철저하게 경계한다. 나이가 들고, 늙고, 병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섭리이고, 언제까지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즉 건강은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선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강박에 가두는 일보다 그저 삶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 신이 우리에게 견디라고 하는 것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가 이 책을 풀어나가는 어조 역시 같은 맥락이다. 노년을 위해 적금을 들고, 아파트를 사고, 자녀들에게 기댈 구실을 만드는 일보다 노년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평범하지만 쉽게 깨닫기 어려운 잠언들이 오랜 경험과 사유를 통해 귀중하게 담겨 있다.
당신의 삶은 값지다
수도사인 저자는 가끔 병상의 노인들에게 죽어가는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렵다는 고백을 듣는다고 한다. 마지막 순간에 생기는 이러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올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두려움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외로움과 두려움 역시 죽음의 일부라고 말한다. 죽음의 문턱은 누구나 혼자 넘어야 한다고. 또한 아무도 자신이 한 일, 자신이 살아온 삶에 감사하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의 삶은 값진 것이라고 강조한다. 즉 자신의 삶이 값진 삶이었다는 데 의심을 품지 않는 순간, 외로움과 두려움에서도 편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노인을 위한 책이 아니다
인간은 태어남과 함께 늙기 시작한다. 늙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노년이 되어 어느 날은 죽게 될 것이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한곳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다만 누가 그곳에 더 가까이 갔는지가 다를 뿐이다. 늙지 않고 죽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보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과정을 겪을 모든 사람들은 노년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 시기는 사실 아무런 상관이 없다. 좀 더 젊은 나이부터 노년을 준비한 사람은 그만큼 노년의 삶이 더 평화롭고 여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늦었다고 생각할 시기도 없다. 저자가 강조하듯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매 순간 우리는 삶을 새로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늦었다고 생각할 시기는 없는 것이다. 늙지 않고 죽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이 책을 통해 노년을 준비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효과적이고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본문 읽기>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예술을 모방으로 보았다. 그에게 예술가가 예술작품에서 모방해야 할 것은 자연이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잘 늙는 기술도 자연에서 배울 수 있다. 노년의 상징은 가을이다.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다. 노년 또한 삶의 결실을 보는 때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삶이 가져다 준 열매를 바라보는 때다. 가을의 색채는 다른 계절보다 화려하다. 화려하면서도 부드러운 색조를 띤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잘 늙는다는 것은 부드럽고 너그러워지는 것이다. 판단이 너그러워진다는 것뿐 아니라 온 존재 자체로 너그러워진다는 뜻이다. 그러면 내면이 풍요롭고 다채로워지며 황금빛 시월처럼 빛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가을은 낙엽의 계절이기도 하다. 잘 늙으려면 나무들이 새 생명의 탄생을 위해 이파리를 땅으로 내려 보내듯이 욕심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잘 늙는 기술은 물론 노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노도 삶의 열매를 거두는 시기다. 이 열매는 나 자신에게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서도 기쁨의 씨앗이 된다. 노년에 익어가는 열매는 나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삶을 달콤하게 한다. 노년이라고 하면 기력의 쇠진, 병치레와 허약만을 떠올리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 고령이 되어도 긍정적 가능성과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성장, 성숙, 완성의 가능성이 그것이다.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이를 간직하라. 젊음은 인생의 한 시기만을 이르는 말이 아니라 정신 상태를 뜻한다. 젊음은 의지의 도약이며, 상상력의 도발, 감정의 응축, 용기가 두려움을 이기는 일이며 모험심이 게으름을 제압하는 일이다. 일정한 햇수를 살았다고 해서 늙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이상에 작별을 고할 때 늙는다. 살아온 햇수가 늘어나면 피부가 쭈글쭈글해지지만 감동하기를 포기하면 영혼이 쭈글쭈글해진다. 사람은 그의 신념만큼 젊고, 회의만큼 늙는다. 그의 자신감의 높이만큼 젊고, 두려움의 키만큼 늙는다. 그의 희망만큼 젊고, 절망만큼 늙는다. 아름다움과 기쁨, 과감성과 대범함이 그의 마음속에 있다면 그는 젊다.” 이렇듯이 늙는다는 것은 석화하는 것이 아니라 쉬지 않고 변화하는 것이다.
지나간 젊음을 슬퍼하는 사람이 진정한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현재의 삶을 즐기는 사람은 삶의 예술가라고 칭해야 할 것이다.
내가 노인임을 인정하는 것은 이제부터는 아무 일도 할 수 없고 쉬어야만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단지 내 나이에 맞게 살고 예전처럼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음을 인정하는 것일 뿐이다. 차츰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도 생길 것이다. 그 대신 내게는 연륜과 경험이 있다. 강연도 부담 없이 할 수 있게 되었다. 노인이 되어서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다. 내게 필요한 것은 내가 살고 일하고 느끼는 것이 내 나이에 맞는지 알아내는 감각이다. 노인이라고 해서 갑자기 호호 할아버지를 흉내 낼 필요는 없다. 또한 젊은이들을 따라할 필요도 없다. 나는 내 나이만큼 늙었다. 그뿐이다.
<차례>
들어가는 말
1장_시간
시간을 친구처럼 느껴라│온전히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진정으로, 열렬하게 살았는가│늙는 것을 즐겨라│이상을 포기하면 영혼이 늙는다│늙는다는 것은 새로 시작한다는 뜻│아이의 영혼 간직하기│느림을 허용하라│늙는다는 것은 변화한다는 것│내 나이만큼 늙었을 뿐
2장_깨어남
아직 깨어나지 않은 삶│중년의 위기는 기회다│나는 누구인가│누구나 다르게 늙어간다│놓아야 할 때│축복을 주는 존재│노년은 치유의 시기│내면의 빛을 찾아서│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라│진실하게, 조화롭게│얼마나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영혼이 배어 나오는 얼굴│건강은 선물일 뿐│노인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한계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기│침묵할 수 있는 능력│치매도 은혜일 수 있다
3장_도전
노년은 도전의 시간이다│나를 나이게 하는 것은?│노인은 사회 교량 역할을 한다│당신은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아주 특별한 관계│지혜의 화신으로서의 마녀│멋진 은둔자가 되다
4장_사랑
노년의 사랑은 다르다│활기찬 삶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라│생각만 해도 가슴 아픈 이별│더 위대한 책임│당신은 충분히 쓸모 있는 존재│외로움과 화해하기
5장_내려놓음
어떻게 존재하느냐│받아들이기와 놓아 보내기│의식적으로, 의미 있게 살기│과거를 바꿀 수는 없으나, 과거에 대한 생각은 바꿀 수 있다│지나간 실수와 상처 주위를 맴돌지 마라│내 삶의 흔적이 타인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삶은 여전히 자라고 싶어 한다│우울증 속에서 지혜를 줍는 노인│복종이 아닌 존중│자신의 영혼과 교감하기│빈자리가 있어야 새것이 들어올 수 있다│옛 형식과 자유의 공존│노년에도 신뢰를 배울 수 있다
6장_화해
은혜의 시간│소중한 시간│알찬 시간은 다이어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나쁜 과거를 대하는 방법│이 순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사는 것처럼 살기
7장−이별
마지막 이별을 위한 이별연습│시간 속의 것을 축복하다│만일 생의 마지막 날들이 거북이걸음을 한다면?
나오는 말
옮긴이의 말
지은이 : 안제름 그륀(Anselm Grün)
1945년에 태어나고 신학, 철학, 경영학 전공했다. 베네딕트 수도회의 수도사로 뮌스터슈바르차흐 수도원의 재무를 담당하고 있다. 수도원 살림 외에도 강연, 상담, 선교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그는, 명망 있는 영적 조언자인 동시에 세계적으로 1,500만 부의 판매 기록을 가진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저작 활동으로 1억 유로 이상의 수익을 냈지만 자신은 베네딕트 수도사로서 가난을 칭송해왔다며 전액을 수도원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300권에 달하는 저서를 집필한 그는 칼 융의 심리학에서 큰 영향을 받았으며 아시아의 명상법에도 관심이 많다. 한편 성경의 자유주의적인 해석으로 일부 교단의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며 종교를 심리학과 너무 깊이 연결시킨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국내에 소개된 저서로는 『머물지 말고 흘러라』, 『인생을 이야기하다』, 『삶을 배우는 작은 학교』 등이 있다.
옮긴이 : 김진아
1973년 전주 출생으로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했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연극학 및 교육학 석사를 마쳤고 독일 두이스부르크-에센 대학교 교육학 강사 역임했다. 현재 통역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옮긴 책으로는 『습지대』, 『이별대행 에이전시』,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 『박수는 언제 치나요?』 등이 있다.
◆ 응모방법: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를 적어주세요.
◆ 서평단 모집간 : 7월 21일 ~ 7월 27일
◆ 모집인원 : 20명
◆ 발표일 : 7월 28일 (→이벤트 당첨자 발표)
◆ 서평 작성 마감일 : 책수령 후 2주 이내 ( → 책수령과 서평완료 댓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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