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스크랩] 우체국을 지나며/문무학/(낭송:단이)

하동댁 2016. 6. 27. 19:40




    우체국을 지나며         문무학

     

     

    살아가며 꼭 한 번은 만나고 싶은 사람
    우연히 정말 우연히 만날 수 있다면
    가을날 우체국 근처 그쯤이면 좋겠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기엔 우체국 앞만 한 곳 없다
    우체통이 보이면 그냥 소식 궁금하고
    써 놓은 편지 없어도 우표를 사고 싶다

    그대가 그립다고, 그립다고, 그립다고
    우체통 앞에 서서 부르고 또 부르면
    그 사람 사는 곳까지 전해질 것만 같고

    길 건너 빌딩 앞 플라타너스 이파리는
    언젠가 내게로 왔던 해묵은 엽서 한 장
    그 사연 먼 길 돌아와 발끝에 버석거린다.

    물 다 든 가로수 이파리처럼 나 세상에 붙어
    잔바람에 간당대며 매달려 있지만
    그래도 그리움 없이야 어이 살 수 있으랴.



       

       

       

       


출처 : 풍경속 詩 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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