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남한산성에서 2
하동댁
2016. 6. 6. 19:00
깔개를 빼앗긴 군병들이 성첩에서 얼어 죽는 순환의 고리가 김류의 마음에 떠올랐다
버티는 힘이 다는 날에 버티는 고통은 끝날 것이고 버티는 고통이 끝나는 날에는 버티어야
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었는데 버티어야 할 것이 모두 소멸할 때까지 버티어야 하는 것인지
김류는 생각했다. (93페이지 )
청이 돌아가면 조정은 청의 퇴로를 따라서 싸우지 않고 도성으로
복귀할것이고 그런 식으로 환도가 이루어진다면 성 안에서 투항이나
화친을 발설하던 자들은 사직의 이름으로 휘두르는 임금의 칼에
죽어야 할것이었다. 그리고 성 안이 스스로 기진하여 문을 열고 나가는날
끝까지 싸우기를 발설했던 자들은 용골대의 칼아래서 살아남지 못할것이다. ( 95페이지)
임금은 취나물 국물을 조금씩 떠서 넘겼다 국 건더기를 입에 넣고 임금은 취나물 잎맥을 혀로 더듬었다
흐린 김 속에서 서북과 남도의 산맥이며 강줄기가 떠올랐다.
민촌의 간장을 맑았다. 몸속이 가물었던지 국물은 순하고 깊게 퍼졌다
어찌 노약과 부녀들의 끼니를 줄일수 있으며 군병들을 차별하여 먹일수 있겠느냐
불가하다 허락하지 않는다 경은 다시 궁리하라 나도 묘당과 더불어
모책하겠다..... (임금의 말 114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