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남한산성에서 1

하동댁 2016. 6. 5. 22:21

오늘 나는 남한산성을 걷고왔다.

산우들과 하하 호호 하면서 성곽을 돌면서

멋진 장관에 넔을 놓고 감탄하면서 그 성을 걸었다.

감탄과 감동과 기쁨과 희열속에 간간히 옛 우리 민초들이

나라를 지키기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싸운 병자년의 겨울이

떠오르곤 했다.   집에와서 김훈의 남한산성 책을 다시 펴들었다.

그시대 그 당시 우리 민초들은 어떻게 나라를 지켰지....

 

-  책의 서문  -

 

허송세월하는 나는 봄이면 자전거를 타고 남한산성에서 논다.

봄비에 씻긴 성벽이 물오르는 숲 사이로 뻗어 계곡을 건너고 능선위로 굽이쳤다.

먼 성벽이 하늘에 닿아서 선명했고, 성 안에 봄빛이 자글거렸다.

나는  만날 놀았다. 

 

옛터가 먼 병자년의 겨울을 흔들어 깨워, 나는 세계악에 짓밟히는 내

약소한 조국의 운명 앞에 무참하였다.

그 갇힌 성 안에서는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이 한 덩어리로 엉켜 있었고

치욕과 자존은 다르지 않았다.

말로써 정의를 다툴 수 없고, 글로써 세상을 읽을 수 없으며,

살아있는 동안의 몸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을 다 받아 내지 못할진대

땅 위로 뻗은 길을 걸어갈 수 밖에 없으리

 

신생의 길은 죽음 속으로 뻗어 있었다  임금은 서문으로 나와서

삼전도에서 투항했다.  길은  땅 위로 뻗어 있으므로 나는 삼전도가

가는 임금의 발걸음을 연민하지 않는다.

 

밖으로 싸우기 보다 안에서 싸우기가 더욱 모질어서

글 읽는 자들은 갇힌 성 안에서 싸우고  또 싸웠다.

말들이 창궐에서 주린 성에 넘쳤다. 

 

나는 아무편도 아니다.  나는 다만 고통받는 자들의 편이다.

성 아래로 강물이 흘러와 성은 세계에 닿아 있었고

모든 봄들은 새로웠다.

슬픔이 나를 옥죄는 동안 서둘러 작은 이야기를 지어서 내 조국의 성에 바친다

 

                                                              2007년 4월 다시 봄이 오는

                                                    남한산성에서 김훈이 쓰다. 

 

역사는 돈다.  그리고  그역사는 우리에게 말한다.

내 조국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

내가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국민이 이라는  사실을 .... 

민초들이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죽음과  배고픔과 바꾼

위대한 국가의  국민임을....

 

사진아래 글들은 김훈의 남한산성의 문장들 입니다.

나의 어설픈 글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김훈님의 글을 산행기 글로

대신합니다.

 

 

서울을 버려야 서울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은 그럴듯하게 들렸다.

임금의 몸이 치욕을 당하는 날에, 신하는 임금을 막아선 채 죽고

임금은 종묘의 위패를 끌어안고 죽어도, 들에는 백성들이 살아남아서

사직을 회복할 것이라는 말은 크고 높았다. 

북문의 모습 ...

옛 사람들의 전쟁에서 이기기위해 만든 이 성문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이곳을 내 아이들과 함께

걸을수 있는것은 아닌지 ...

 

 

 

 

 

 

 

 

 

 

왜 돌아오지 ... 이길이 아니래

알바했어   저기로  가야한데 ...

 

아 그래 ?  다시  돌아가야해

어마나 ~~~~~~~

표정이 너무 리얼하십니다.

 

그치 친구야 ..

우리가 저기로 안가길 너무 잘했어

 

 

 


부딪쳐서 싸우거나 피해서 버티거나 맞아들여서 숙이거나 간에 외줄기

길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닐 터이고, 그 길들이 모두 뒤섞이면서 세상은 되어지는

대로 되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옵니다.  김류는 그말을 참아내고 있었다.  ( 16페이지)


 

임금이 성안으로 들어왔으므로 곧 청병이 들이닥쳐 성을 에워싸리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갇혀서 마르고 시드는 날들이 길어질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고  갇혀서 마르는

날들 끝에 청병이 성벽을 넘어와서 세상을 다 없어버릴는지,

아니면 그전에 성 안이 먼저 말라서 스러질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아무도 알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았다.

알았지만 누구도 입을 벌려서 그 알고 모름을 말하지 않았다. ( 50페이지 )

초록 물고기님의 산딸기 사랑은

그후로도 계속 진행되었습니다

 

 

긍까 나랑 야그좀 하자고 ...

왜 그랬냐고?  대답좀 허봐요

난 잘못 한것이 없어 그건 오해야 ...

 


 

남자들이 쉬는 모습입니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힘으로 삶을 열어나가는 것이다

아침이 오고 또 봄이 오듯이 새로운 시간과 더불어 새로워지지 못한다면

이 성 안에서 세상은 끝날것이고 끝나는 날까지 고통을 다 바쳐야

할것이지만  아침은 오고 봄은 기어이 오는 것이어서

성 밖에서 성 안으로 들어왔듯 성안에서 성 밖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이 어찌 없다 하겠느냐 ..... ( 61 페이지)

2편에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