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매화 마을에서
야간 근무 끝나고 동료들이랑
광양 매화 마을에서 ...
나는 참 못되 처먹었다.
그녀의 전화 한통에 기분이 엉망 ...
왜 의논도 없이 ...
나보다 힘든 운전하는 샘은 그냥 화통하게 넘어가자고 했다.
난 재미있게 보낼 시간들을 서먹하고 어색한 분위기로
몰아간 그녀가 내내 못마땅했다.
뭐 그렇게 내가 기분 상할일도 아닌데
아직도 나는 순간의 기분에 좌우되는 그런 속좁은 여자다.
그녀와 함께 나타난 상대가 너무 이쁘고
나보다 키도 크고 멋져서 ... 세련되서 ...
원래 나는 나보다 이쁜 여자 키큰 여자는 다 싫어한다.
(그럼 세상 모든 여자를 다 미워하고 싫어하는가 ! )
사실이다. 부정할수 없는 진실이다.
동료랑 가기로한 여행에
새로운 한 여자로 인해 기분 꽝 !!!!!
그것도 나보다 이쁜 여자라서 ....
애구 왜 이렇게 이쁜 여자는 많은겨
나는 오늘 그녀들 ( 이쁜여자 랑 동료 ) 사진은
한장도 안찍었다. 나 뒤끝 작렬이다.
매화향에 취했다.
홍쌍리 매화마을은 너무 상업화 되었고
사람들도 많고
장사꾼도 많고
그저 고즈넉하고 사람 없는 곳이 좋은데 ...
이곳 매화마을보다
가는길에 보았던
언덕위, 길가, 섬진강변의 매화가
더 고혹적이다.
혼자였다면 그곳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을것이다.
나무 아래 커다란 돗자리 하나 펴놓고
다운받은 음악 들으면서
요즈음 읽고 있는책
김정운 씨의 에디톨로지를 읽어야지...
이책보다는 시집이 어울릴꺼야
박남준씨의 시집 ...
꽃은 아무리 이뻐도
난 절대로 질투 하지 않는다.
이쁠수록 더 아름답다.
사람이 꽃보다 더 아름답다고 했는데..
난 그 경지에는 절대로 도달할수 없을 것이다.
속이 밴댕이속 이여서 ...
봄비는 오고 지랄이야
꽃은 저렇게 피고 지랄이야
이 환한 봅날이 못 견디겠다고
환장하겠다고
아내에게 아이들에게도 버립받고 홀로사는
한 사내가 햇살 속에 주저앉아 중얼거린다
십리 벚길 이라던가 지리산 화개 골짜기 쌍계사 가는길
벚꽃이 피어 꽃사태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피어난 꽃들
먼지 왔으니 먼저 가는가
이승을 건넌 꽃들이 바람에 나폴 날린다
꽃길을 걸으며 웅얼거려본다
뭐야 꽃비는 오고 지랄이야
꽃대궐 이라더니
사람들과 뽕짝거리며 출렁이는 관광버스와
쩔그락 짤그락 엿장수와 추억의 뻥튀기와 뻔데기와
동동주와 실연처럼 쓰디쓴
단숨에 병나발의 빈 소주병과
우리나라 사람들 참 부지런하기도 하다
그래 그래 저렇게 꽃구경을 하겠다고
간밤을 설렜을 것이다
새벽차는 달렸을 것이다.
연두빛 왕버드나무 머리 감는 섬진강가 잔물결마저
눈부시구나
언젠가 이 강가에 나와 하염없는 날이 있었다
흰빛과 분홍과 붉고 노란 봄날
잔인하구나
누가 나를 부르기는 하는 것이냐
박남준 봄날은 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