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작은 詩앗 채송화’의 시와 영춘화
짧은 시를 표방하는
'작은 詩앗- 채송화' 작품집이 열두 번째로
‘먼 산’이란 이름표를 달고 나왔다.
‘한국의 명시’는 이병철 시인의 ‘나막신’
‘초대시’는 신달자 김동호 문충성의 시,
‘채송화와 친구들’은 강신용 김선아 동시영 박정자
소복수 유강희 이제니 하린의 작품,
다음, 제1회 작은 詩앗- 채송화 신인상은
오은정이 차지했다.
동인의 시를 싣기에 앞서
앞에서 시 여덟 편을 골라
요즘 봄을 맞아 난만히 피어난
영춘화迎春花와 함께 싣는다.
♧ 나막신 - 이병철
은하 푸른 물에 머리 좀 감아 빗고
달 뜨걸랑 나는 가련다
목숨 수(壽)자 박힌 정한 그릇으로
체할라 버들잎 띄워 물 좀 먹고
달 뜨걸랑 나는 가련다
삽살개 앞세우곤 좀 쓸쓸하다만
고운 밤에 딸그락딸그락
달 뜨걸랑 나는 가련다
♧ 오늘의 운세 - 신달자
쌈박하다
“좌우로 운이 들어온다”
창이라는 창은 다 열어놓고
오후 5시
햇살이 종일 집 안을 가득 메웠다
종일 운과 놀았다
햇살 한줌의 귀한 벗
신통한 운세다
오늘 잘 살았다.
♧ 스승 - 김동호
살아계실 땐
한 음音만 좋더니
돌아가신 뒤에 보니
전음계全音階가 좋네
♧ 제주시 풍경 - 문충성
눈에눈이
멩마구리
눈벨레기
눈비애기쿨
탐라 천년의 고도古都
푸르죽죽
뒤죽박죽
돛대기
세계 관광 시장
♧ 동행 - 강신용
마실갔다
돌아오는데
아무 말 없이
나를 따라 오는
달빛 한 줌
혼자 돌아오는
적막한 밤길이
외롭지 않다
♧ 북두칠성 - 김선아
동 트기 전에 파해버린
맥도날드 뒷골목 인력시장
입맛만 다신
며칠째 헛물만 켠
시린 등
가만히 다독이는
어묵 한 국자
♧ 연꽃 - 동시영
물 위에 누가 연을 날리고 있나?
그리움 헤메이는 물고기들이
연을 날리고 있나?
구름 뜨듯 물결 뜨는데
물하늘에 누가 연을 날리고 있나?
♧ 복순이* - 유강희
연꽃 속의 바람
돌 속의 굼벵이.
깨치는 큰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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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복순 : 전북 남원 출신의 판소리 명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