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여행 )

인생의 건널목에서 ....

하동댁 2015. 7. 14. 23:21

 

 

 

 

전혜린이 살았던 독일의 허름한 이층 집 창가에서

그녀가 바라보았을 잿빛 하늘이...

닥종이 인형 작가 이영희씨가 뮌헨의 노란 민들레 들판에서

언뜻 언뜻 바라보며 스쳤을 하늘빛이

바로 어쩜 오늘 내가 바라본 이 하늘빛이였을것이다.

투명하지 않지만 그너머 그리움을 잔뜩 안고

내게 서서히 다가오는  하늘...

그 하늘을 바라보면서

박하사탕의 설경구 처럼

큰소리로 외쳤다.

" 나 돌아갈래 "  ........ 

 

 

 

 

 

눈 깜박할  사이에 사라지는

기차처럼  내 삶의 기차도

그렇게 뒤꽁무니만 남기고

쏜살같이 달아나버리고 ...

 

 

 

여기 이곳에 서서  내살을 스치는

시원한 비의 간질거림을 느끼면서

난 두팔 벌려  소리 질렸다.

" 나 돌아갈래 "

 

 

아직도 난 철망위를 타고 오르며

꽃을 피우기 위해 오무리고 있는

저꽃 같은데 ..

이미 난 황혼의 들녁에서 ..

 

 

 

 

 

 

 

 

지나가버린 세월을 ...

삶의 궤적들을 ....

머리 쓸어올리며

회고하고  바라보는

중년의 여인이 되어있다.

 

 

 

삶의 순간 순간 마다

멈추어야 했을때

망설임 없이 되돌아보지 않고

멈추어야 할 시점을

정확히 알수만 있었어도

오늘처럼 깊은 회환에 잠기면서

살아온 삶을 후회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느새 나는 황혼의 열차에 탑승하여

건널목을 건너고 ....

나를 닮은 구옥의  작은 창고의 문으로 ..

 

카메라 렌즈를 맞추면서

유년을 살았을  마당을 바라보며

어린시절의 외할머니를 떠올리고 있다.

 

그곳엔 우물도 있고

족두리 꽃도 ...

빗물을 받던  양철통도  있었다.

 

아 ~~~~  멈춤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후회만  남는다. 

                                            인생의 건널목에서 .....  

 

                                                   2015. 7.  11 일  하늘을 바라보며